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2010 서경 베스트 히트 상품] 소비자 다양한 욕구 충족… 고급·차별화 제품 빛났다

경기 회복세에 소비패턴도 변화<br>자기만의 욕구쫓는 소비자 늘어<br>프리미엄 상품 지속적 관심끌듯



지난 1992년 펩시(Pepsi)사는 신 제품으로 경쟁사인 코카콜라에 도전장은 내밀었다. 펩시의 야심작은 '크리스탈펩시'. 콜라 색깔이 크리스탈처럼 투명해 한눈에도 눈길을 끌만했다. 당시 펩시는 소비자들이 맑은 생수를 즐겨 찾는 것을 보고 투명콜라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불과 몇 천병도 팔아보지 못하고 생산을 중단했던 것. 이유는 간단했다. 근 100여년동안 소비자들 사이에 깊숙이 박힌 '콜라는 짙은 갈색'이란 관념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무색콜라는 아마도 '톡 쏘는 맛'이 덜할 것이란 생각을 가졌고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에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 펩시의 예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기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극단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제품기획 단계부터 그 제품을 이용하거나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심리와 성향을 간과해 실패를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령 어린이용 생활용품도 캐릭터나 장난감 요소를 가미해 아이들이 쉽게 흥미를 보이더라도 실제 그것을 구매하는 엄마들의 마음을 끌지 못해 상당수가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것과 같다. 특히 최근 융합(컨버전스)과 소셜네트워크 흐름에 소비시장도 큰 영향을 받게 되면서 단순히 '필요' 해서가 아닌, 갖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는 제품이 시장을 선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저널리스트 롭워커는 자신의 책 '욕망의 코드'에서 합리적인 구매패턴을 갖고 있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구매결정을 내리도록 유인하는 복잡한 요인이 존재하며 이것을 '욕망코드(desire code)'라고 불렀다. 필수품이 모자랐던 시절에는 효용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제품을 선택했지만, 품질·기능 등이 저마다 뛰어난 현재 시장에서는 브랜드만으로도 만족감을 주거나 다른 사람과 구매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상품을 고른다는 것이다. 예컨대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 같은 스마트폰도 당장 필요성이 크지 않지만 합리적인 이유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소비심리가 작용해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이명주 IGM세계경영연구원 객원연구원은 " 광고에서 말하는 이미지는 무시하고 자신의 욕구를 쫓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그들만의 소비문화가 등장하고 있다"며 "이제 기업들은 이 같은 다양한 욕구코드를 읽어낼 수 있어야 제품을 팔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보호무역주의·더블딥에 대한 우려감 등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각은 여전히 있다. 이에 반해 느리지만 점진적인 경기회복을 전망하는 낙관론도 상존한다. 급격한 경기위축 이후 회복되는 동안 소비패턴도 크게 변하고 있다. 브랜드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경우 불황기에 골랐던 싼 브랜드를 그대로 고수하는 이른바 '트레이딩다운(Trading down)'현상이 나타난다. 이에 반해 좀 비싸 부담이 되더라도 자기만족도 높일 수 있는 고급화되고 차별화된 브랜드를 고르는 '트레이딩업(Trading up)'현상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최근 백화점등 유통업체들의 호실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표 유통기업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바라고 있으며 신세계의 올들어 9월까지 누적 총매출액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이상 늘었다. 백화점 판매 실적향상은 명품 브랜드 수요가 꾸준한데다 불황기에는 여지없이 매출 부진을 보이는 패션이나 가전등 내구재 소비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급격한 경기후퇴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고르는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제품구입으로 얻는 만족과 효용가치가 높은 브랜드로 선택의 범위가 좁아지는 현상도 같이 나타날 것임은 분명하다. 불황기 때와는 다른 소비시장 구도가 형성되고, 히트제품군에 새로 입성하는 브랜드가 나타나는가 하면 소비자들의 기대를 간파하지 못한 제품은 여지없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경제가 올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은 상품으로 선정한 '서경베스트히트상품'들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걸 맞는 기능과 가치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적인 상품이라도 초기 수요자에게만 인기를 끈 후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브랜드들은 시장 급변기에도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검증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구매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IT(정보기술)관련 기기나 생활가전들은 최근 젊은 소비층들이 합리적이면서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사양과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 및 생활용품 시장에서 친환경·고기능성 상품에 대한 인기는 변함이 없다. 특히 최근에는 천연재료를 사용하거나 자연주의를 표방한 식품ㆍ화장품등을 선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같은 값이라면 자신에 꼭 필요한 기능의 강도를 높인 고기능성 식품과 생활용품을 더 좋아한다. 금융상품도 막연한 고수익 보장을 강조하는 상품보다는 안정적 수익을 내면서 장기적으로 가족과 노후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맞춤형 서비스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