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후진국 지원과 관련, 선진국들이 조성하려는 매년 1,000억달러 규모의 '기후변화펀드' 조성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폐막일(18일)을 하루 앞두고 선진국과 후진국 간 자금지원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여전히 협상 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타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코펜하겐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후진국 지원과 관련, 선진국들이 매년 1,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려는 데 대해 다른 선진국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1,000억달러는 아주 큰 돈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이번 회의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럼에도 폐막을 하루 앞둔 기후정상회의는 '실질적 조치' 없이 '선언적인 정치적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실정이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내용'보다 '형식', '행동'보다 '활동하지 않음'이 승리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독일 의회에서 "지금까지 들려온 소식들은 좋지 않다"며 "지금 이 순간 협상은 긍정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총회 기조연설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할 국제기구인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ㆍGlobal Green Growth Institute)를 우리나라에 설립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 중 GGGI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이 연구소는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파트너십에 기반해 '녹색성장계획(Green Growth Plan)'을 제시하는 싱크탱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오는 2012년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한국 유치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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