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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울음소리가 멈춘 지구… 재앙을 부른다

[화제의 책] 텅 빈 요람 (필립 롱맨 지음, 민음인 펴냄)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전지구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저출산 현상이 계속될 경우 향후 50~100년간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간은 뿌리 채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아이 울음소리가 멈춘' 지구에는 예상보다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미국의 저명한 인구학자인 필립 롱맨은 저출산 문제가 서구 선진국들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런 현상은 유럽ㆍ아프리카ㆍ중동ㆍ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그 속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례로 미국의 '중간 나이'(모든 인구의 나이를 일렬로 늘어놓을 때 중간 값)가 30세에서 현재의 35세에 이르는데 50년이 걸렸지만, 향후 50년간 알제리의 '중간 나이'는 현재 21.7세에서 40세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고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인구 감소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중반까지 중국은 세대별로 인구가 20~3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남아선호 사상이 강한 중국은 남아 대비 여야의 성비가 117대 100에 달해 새로운 세대의 남자 6명중 1명은 결혼을 못해 아이를 얻지 못하게 된다. 중남미의 쿠바와 멕시코, 브라질 등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쿠바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며 멕시코도 현재 2,3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60세 이상의 고령층이다. 물론 대학입시 등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온 현재의 '베이붐 세대'들은 '인구 감소'라는 주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중 매체에서 접한 저개발 국가의 기아와 중동의 실업문제 등을 뉴스에서 접한 이들은 아직도 지구에는 '인구가 지나치게 많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천편일률적인 미디어의 선입견에 불과할 뿐 진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할리우드 영화와 TV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부유하고 세련된 사람들은 아이를 적게 낳고 자아를 성취하는 '합리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대중매체에 영향을 받은 제3세계 여성들이 점점 더 아이 낳기를 꺼리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브라질의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텔레비전 보급과 동시에 이뤄진 현상이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저자는 인구 성장 없이도 지구의 풍요는 계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평생 교육을 통한 생산적인 고령화와 튼튼한 가정을 만드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 저자가 제시하는 세가지 대안은 그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1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에게 근로 소득세를 상당액 감면해주고 아이를 낳은 부모에게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사회보장 급여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 아울러 첨단 의료와 중증 질환 치료에 투자하는 비용을 줄이고, 운동을 장려하고 식생활을 개선해 건강 보험의 재정적 부담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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