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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로펌 경쟁… 사람에 대한 투자가 답이죠

강용현 태평양 신임 경영 대표변호사<br>신입 변호사 교육 로테이션 주기 줄여 전문성 강화<br>다양한 전공 가진 로스쿨 출신 평판 좋아 채용 확대


지난해 국내 법률시장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시장 개방으로 외국 법무법인(로펌)이 속속 한국사무소를 차리면서 토종 법무법인과 경쟁체제에 돌입했고, 변호사 채용 시장에는 1,300명이 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이 쏟아져 나왔다. 변호사들은 일자리가 줄어든다며 아우성이고, 국내 로펌은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임료를 내리고 마케팅에도 힘을 쏟는다. 경쟁은 심해졌고 위기감은 높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지난해 12월 법무법인 태평양의 신임 업무집행 대표변호사로 선출된 강용현(62ㆍ사진ㆍ사법연수원 10기) 변호사는 "다른 국내 로펌처럼 태평양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해법은 결국 사람에 대한 투자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950억원의 수익을 올린 국내 2위 로펌인 태평양이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인재경영을 제시한 것이다.

강 대표변호사는 "태평양의 가장 큰 고민은 젊은 변호사들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며 "그 결과 올해부터 변호사 교육 로테이션 주기를 6개월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신규 변호사에 대한 로테이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년은 송무 업무를, 그 다음 1년은 자문 업무를 보게 한 뒤 3년 차에 전문부서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이 주기가 6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강 대표변호사는 "주기를 1년으로 잡으면 전문부서를 신중하게 정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문화가 늦어진다는 문제도 있다"며 "교육비가 많이 들더라도 송무와 자문을 모두 경험해야 전문가가 된다는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교육 로테이션을 도입한 건 태평양이 최초다.

태평양은 올해 2기 로스쿨 졸업생 20명을 신규 변호사로 맞이했다. 지난해에는 1기 졸업생을 7명만 뽑았다. 로스쿨 출신 선발 규모를 늘린 것은 인재에 대한 투자와 같은 맥락이라는 게 강 대표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1기 출신 변호사들의 전공분야는 경제학과 의학, 약학 등으로 다양했다"며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이들을 잘 교육해 실력이 쌓이니 기존 구성원들과 의뢰인들로부터 평가도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은 로스쿨 학생들을 위해 1년에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 대표변호사는 "여름에 인턴으로 오는 로스쿨생들은 3주 간 변호사 방에 들어가 일도 배우고 술도 같이 마시는 '도제식 교육'을 받는다"며 "법인 입장에서도 로스쿨생이 합리적으로 사고를 하는지, 인성은 좋은지 면밀하게 관찰할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출신 검사가 '성추문'파문을 일으켜 로스쿨 출신의 인성이 논란이 된다는 질문에는 "그 사건은 한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제 막 경영 최 일선에 선 강 대표변호사에게 '순위 경쟁에 대한 부담은 없냐'고 묻자 그는 "로펌 서비스는 양이 아니라 질의 문제"라며 "태평양이 1위보다 앞서는 분야도, 뒤쳐지는 분야도 있지만 결국 질적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대형 로펌의 성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도 "아직 1단계 개방이 이뤄진 상황에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몇 년 후 3단계 개방이 되면 경쟁구도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변호사는 태평양 구성원에게 "인재경영과 가치경영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가지고 로펌을 성장ㆍ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생존 경쟁이 눈 앞이지만 핵심 가치는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태평양은 공익활동에도 많은 힘을 쏟는다. 태평양은 지난 2009년 국내 로펌으로는 최초로 공익재단법인 '동천'을 설립했다. 공익법률지원업무만 전담하는 변호사를 둔 것도 태평양이 처음이다. 강 대표변호사는 "공익활동도 전문가가 아니면 안 된다"며 "동천은 탈북민과 외국인 노동자ㆍ장애인ㆍ사회적 기업 팀 등 총 4개 전문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평양은 2011년 1,600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매출액이 950억원인 국내 2위 로펌이다. 지난 2001년 태평양에 합류한 강 대표변호사는 2006년 대표변호사로 선임 됐으며, 운영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지난 7년간 법인 경영에 관여해 왔다. 강 대표변호사는 앞으로 3년 동안 전반적인 법인 살림을 맡는다.






부장판사 출신… 후배 법관 위해 사법연수원 강의

● 강용현 대표변호사는…

조양준기자

1950년 부산에서 태어난 강용현 대표변호사는 서울 경기고를 나와 1978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던 해에 2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첫 발을 디딘 강 변호사는 서울고법, 법원행정처, 대법원 재판연구관, 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이후 강 변호사는 2001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강 변호사는 현재 태평양 기업소송중재 그룹에서 민사팀을 총괄하고 있다.

판사 출신으로 법관 인력 양성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강 변호사는 지난 2004년 사법연수원 법관연수과정에서 '판사의 법정진행'에 대한 강연을 한 바 있다. 이후 2010년까지 강연은 이어졌다. 그는 "처음에는 극구 사양했지만 변호사로서 법정에서 보고 느낀 바를 말하면 법정운영에 참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강연에서 법관의 부적절한 언행과 위압적인 태도가 법정 분위기를 경직시킨다는 지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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