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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은 부시보다 케리 선호

미국 뉴욕에서 공화당 전당대회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조지 부시 대통령이 무모하고 무지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유럽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보다 케리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부동층 유권자들을 설득할 목적으로 세워진 오스트리아 인터넷 단체 `부시에 반대하는 유럽인들'의 창설자 하이케 워르무스는 "미국 대통령에 대한 선택은 미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스트리아 녹색당 당원이기도 한 워르무스는 "미국 정치는 전쟁과 평화 중 무엇을 택할지의 여부나 국제 경제 같이 전세계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워르무스는 올여름 케리 후보의 선거 자원봉사자로서 수천달러를 쓰기도 했다. 워르무스의 이같은 노력은 서유럽에 퍼져 있는 반부시 정서를 대변해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한 만평은 원숭이처럼 그려진 부시 대통령이 속된 말투로 "유럽으로부터 지금 군대를(troops outa yurp now)"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독일의 웹사이트 `라치마이스터'는 부시 대통령이 "그곳을 일반, 특별, 디젤 세 지역으로 나눌 것"이라며 이라크 계획을 설명하는 조크를 게재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타 에덴은 "나라면 절대로 부시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 생각하고 전세계를그에 밀어넣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판매 보조원으로 일하는 에리카 구비넬라도 부시 대통령을 `역겨운 전쟁광'이라고 표현했으며 은행원 마시모 스피지치는 "미국 정치는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혹평했다. 또한 프랑스의 여러 여론조사는 프랑스인들에게 선거결과에 대한 결정권이 있다면 케리 후보가 80%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독일 스테른지가 실시해 1일 발표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에서도 독일인1천1명 가운데 81%가 케리 후보를 지지했으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8%에 불과했다. 반면 공화당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냉전 시대를 잘 이겨냈다고 평가하는 옛 공산권 동유럽 국가에서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덜하다. 알바니아의 프리랜서 언론인 루트피 데르비시는 "부시는 자신이 말한 바를 실천하고 정치에서 주저함이 없기 때문에 나라면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럽에서도 반부시 정서와 반대되는 의견이 조금씩 제시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한 사설에서 미 행정부에 대한 비판을 잠시 멈추고 "부시가 어리석고 위험하다면 지적이고 품위 있는 미국인 수백만명은 어떻게 그를 달리 볼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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