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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한드미 마을을 다녀와서

박홍수 <농림부 장관>

충북 단양에 한드미 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큰 들, 큰 골짜기라는 뜻의 ‘한드미’ 마을. 이 동네는 소백산 비로봉 아래 계곡을 끼고 39가구가 살고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필자는 지난주에 대통령을 모시고 이 마을을 다녀왔다. 한드미 마을은 친환경농업과 체험관광을 겸하고 있는 농촌관광마을이다. 봄이면 산나물 채취나 고추심기, 여름이면 감자 구워먹기나 물고기 잡기, 가을이면 버섯채취나 농작물 수확체험, 겨울이면 썰매타기나 황토방 군불때기 등 사시사철 다양한 농촌체험을 도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한번 다녀간 사람들의 입소문과 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진 이 마을은 불과 2년 만에 방문객수가 7배, 매출액이 6배 증가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농가들의 소득이 높아진 것은 물론 더 고무적인 점은 마을 주민들의 높아진 자신감이다. 그들은 이땅의 농민으로서 스스로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필자는 그들의 의욕 넘치는 눈빛 속에서 우리 농업ㆍ농촌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마을이 어디 이곳뿐이겠는가. 지금도 많은 농촌마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도전들이 시도되고 있다. 한국 농촌의 혁신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농업은 1차산업이라는 경계를 넘어 향토자원을 활용한 2차ㆍ3차산업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농촌의 소득원을 다양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 농촌의 변화에 있어 성공의 관건은 도시와 농촌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농촌문제는 농업만으로는 풀 수 없으며 따라서 관련부처를 포함한 범정부ㆍ재계ㆍ문화계 등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러시아에는 ‘다차(dacha)’라는 별장이 많이 있다. 말이 별장이지 러시아 도시 서민들이 농촌에 들를 때 기거하는 텃밭 딸린 주택이다. 다차는 구소련 시절과 소련 해체 직후 혼란기에는 부족한 식료품을 자급하는 기반이었고 요즘은 주말이나 휴가를 보내며 취미삼아 농사도 짓는 주말농장으로 쓰인다. 일종의 러시아식 서민 여가문화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여가시간이 늘면서 전원생활을 그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농촌으로의 은퇴를 꿈꾸는 이들도 많다. 이런 경우 고향 마을에 빈집을 하나 구해 다차로 활용하면 어떨까. 꼭 고향이 아니라도 마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농촌이면 그것도 좋을 것이다. 아직 결정하기 어렵다면 우선 이번 여름휴가 때라도 가까운 농촌마을을 방문해보면 어떨까. 그곳에서 프랑스의 사회철학자 피에르 상소처럼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큰 즐거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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