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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代가 순국·부상… 원망 안해요"
입력2004-09-10 16:40:01
수정
2004.09.10 16:40:01
'병역이행 명문家'로 선정 대통령상 받은 류범열씨
“군대를 왜 안 갑니까. 우리 가족은 군대 가서 죽고 다치고 했지만 한번도 원망한 적 없습니다.”
3대가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한 공로로 ‘병역이행 명문가’로 선정돼 10일 대통령상을 받은 고(故) 류기태씨 가문의 장손 류범열(31)씨.
6ㆍ25동란에 참전했다 전사한 할아버지 류기태씨와 베트남전 때 얻은 고엽제 후유증으로 평생을 시달린 아버지 류근영씨, 군복무 중 폭발사고로 한쪽 눈을 잃은 범열씨의 가족사는 파란만장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이미 고인이 됐지만 범열씨는 자랑스러운 가족사를 가슴에 품고 오늘도 차를 몰고 일터로 나선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병든 아버지를 평생 곁에서 지켜온 어머니 모두 자랑스럽습니다.”
성실하고 서글서글해 보이는 외모와 성품 탓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범열씨는 경일대에서 경영학도의 꿈을 키우던 중 지난 95년 9월 육군에 입대했다. 동부전선 최전방 육군을지부대 통신대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하던 중 차량 배터리가 터져 오른쪽 각막과 망막을 다쳐 97년 의병전역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국가유공자가 됐다.
시력을 잃어 1종 면허마저 취소되고 삶은 고달팠지만 범열씨는 결코 군입대를 후회하거나 원망한 적이 없었다. 전역 후 아내 김소희(28)씨와 화촉을 밝힌 것은 두달 후 운명한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효도였다. 군에서 사고로 친오빠를 잃은 아픔을 간직한 아내는 범열씨의 장애를 사랑으로 감싸줬고 사회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도왔다.
“미래에 태어날 2세에게는 전쟁의 아픔도, 분단의 아픔도 남기고 싶지 않지만 나라가 부르면 기꺼이 저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멋진 대한민국 국민으로 키우겠습니다.”
현재 BBQ 대구 동부지사에 근무 중인 범열씨는 “상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쉽게 꺼내지 못했습니다. 또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차마 지켜볼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홀로 남은 어머니(윤월순ㆍ78)가 항상 마음의 짐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50년 8월 낫 대신 총을 들고 육군에 자진 입대해 두달 만에 장렬히 전사했다. 아버지는 21살이던 65년 1월 육군에 입대, 그해 10월부터 1년반 동안 베트남에서 평화의 전도사로 활약하다가 67년 7월 병장으로 만기 전역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전쟁부상 후유증으로 2002년 6월 사망했다. 범열씨의 친동생 승보(29)씨와 사촌동생 2명, 숙부도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고 이 가족 7명의 전체 복무기간은 162개월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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