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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기자의 눈/5월 26일] '바보' 노무현의 마지막 메시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역사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제 그 스스로 역사가 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접한 대한민국은 엄청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누가 노무현을 죽였는가’라는 원망스런 질문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중심으로 한 지지자들은 노 전 대통령 생전에 정치적 입장을 달리한 이들의 조문을 막고 있으며 ‘이대로 당할 수 없다’는 분노의 목소리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무엇보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온 궤적을 생각할 때 그 같은 ‘분노’는 어쩌면 당연할 일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충격이 대한민국 전체를 대혼란에 빠뜨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보ㆍ혁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외신들은 노 전 대통령 죽음이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 간 정치적 긴장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현 정부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저항과 소요를 격화시켜 경제위기를 막 벗어나고 있는 한국이 다시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은 바로 노 전 대통령의 ‘유지(遺志)’다. 노 전 대통령이 평생 이루고자 했던 점은 바로 ‘지역주의 타파’와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다. 그렇다면 왜 지역주의를 깨야 하고 왜 반칙과 특권을 용납해서는 안 될까.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가 갈등과 분열의 계기가 되기보다 화합과 통합의 초석이 되는 것이야말로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올바로 받드는 일일 것이다. 14줄의 유서에 노 전 대통령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했다. 미안해하며 원망을 이유로 또다시 격한 대립을 만들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바보 노무현’은 그처럼 ‘바보’로 살다가 ‘바보’ 같은 유서를 남기고 ‘바보’처럼 먼 길을 떠나버렸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바보’가 되어 서로를 바라보는 사회를 노 전 대통령은 진정으로 바랐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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