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단체 가입명단 공개를 놓고 벌어진 '여당 VS 전교조'의 대립 양상이 여당과 법원의 갈등으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6ㆍ2지방선거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교조 저격수' 조전혁 의원의 명단 공개에 대해 법원이 매일 3,000만원의 벌금 부과를 판결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 집단으로 명단 공개에 동참했다. 또 조 의원은 교원단체 소속교사 명단 공개를 금지하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서를 헌법재판소에 냈다. 조 의원은 법원이 해당 명단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하루에 3,000만원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지급하도록 한 결정은 법원의 월권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이 지방선거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검찰 스폰서 사태와 진보진영의 교육감 단일화 등으로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게 당내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여당이 보수표(票) 결집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지방선거기획단장인 정두언 의원을 비롯해 진수희ㆍ김효재ㆍ정태근ㆍ구상찬ㆍ차명진ㆍ김용태 의원 등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에게 전교조 명단을 넘겨받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현재까지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은 15명이며 이번주 말까지 20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50명 이상이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고 김효재 의원은 "전교조 가입이 죄도 아니며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명단공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승리의 가늠자인 수도권 광역단체장에서 한나라당은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수도권 교육감까지 진보 진영이 단일화하며 보수 진영 후보를 압도해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여당은 여기에 전교조가 영향력을 발휘할지 걱정하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의 한나라당 의원은 "교총에 비해 전교조는 숫자는 적어도 결집력이 강하고 목소리가 커 보수정당에는 선거에서 악재다"라며 "지난 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그 예"라고 했고 당 지도부 인사는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모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쉽지 않은 선거"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검찰 스폰서 사태가 불거진 시점에 여당이 법원의 판결을 문제 삼은 것도 주목된다. 야당의 검찰 개혁론에 법원 개혁론으로 맞서오던 여당이 다시 한번 일부 판사들의 판결이 편향적이라고 비판한 것. 정 의원은 법원의 3,000만원 벌금 부과 판결을 '조폭 판결'이라고 일갈한 뒤 자신들의 명단 공개를 "어설픈 수구좌파 판사의 무모한 도발에 대한 결연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3권분립 원칙과 사법권을 부정하는 '사법부 길들이기' 시도라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정세균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 정신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조 의원이 법에 없는 짓을 해서 법원이 '잘못됐다. 중단하라'고 명령했는데 거기에 정면 대응해 법원과 맞짱을 뜨고 있다. 여당이기를 포기했을 뿐 아니라 국회의원이기까지 포기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