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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유 전 서울대 교수 "기술·기업 존중해야 지식산업국가로 도약"

과기단체총연합회 국가발전포럼 강연

제조업·상권 보호 앞장섰던 英, 산업혁명 일으켜 부국강병 이뤄

역사상 기술·기업 보유국은 행복

만연한 규제·반기업 정서 없애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근대 산업화의 길목에서 일본의 선각자들은 기술과 기업이 부국과 국민 행복의 기본임을 알고 있었고 조선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식산업국가로 발돋움하려면 기술과 기업을 존중하는 풍토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김태유(65·사진) 전 서울대 교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국가발전포럼 강연에서 "과학기술과 기업에 대한 인식변화와 교육이 곧 백년대계"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전 교수는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외교통상부 에너지 자원대사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8월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직에서 명퇴했다.

김 전 교수는 일본 산업화의 뿌리를 이른바 메이지유신의 아버지로 불리고 정한론을 주장한 요시다 쇼인이 세운 학당 쇼카손주쿠(松下村塾)로 봤다. 요시다는 4평 정도의 이 서당에서 제자 90여명을 길러냈는데 이 가운데 훗날 메이지유신의 주역인 야마가타 아리토모, 이토 히로부미, 노무라 야스시 등 총리대신 및 대신급 9명이 배출됐다. 19세기 후반 당시 부국강병 모토가 일본 정신을 지키고 서양 기술을 수용한다는 화혼양재(和魂洋才)와 친이(親夷)로 구미열강 근대기술을 빨리 배우는 것이 더 크게 외적을 물리치는 것이라는 대양이(大攘夷)다.

김 전 교수는 "일본이 근대기술을 습득하는 데 혼신을 기울이는 동안 조선은 명분에 집착해 위정척사(衛正斥邪)에 매몰돼 있었다"며 "역사상 기술과 기업을 가진 민족은 행복했으며 그렇지 못한 민족은 불행했다. 예외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가장 먼저 산업혁명(1780~1830년)을 맞은 나라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모직물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양모 수출금지법(1337년), 인도산 면직물인 캘리코 수입금지법(1700년), 특허제도 도입(1624년), 동인도회사 개편(1654년) 등 위정자와 의회가 나서 제조업을 육성하고 영국 상인의 상권을 보호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김 전 교수는 "따지고 보면 산업혁명은 영국 기업가들이 의회를 부추겨 일으킨 위대한 결과물"이라며 "방적기를 발명한 리처드 아크라이트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하고 훗날 더비셔주 주지사로 임명한 사실에서 기술자·기업가 존중 사상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가 50여년 전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하는 데 기술보국·기업입국의 발전원리를 가졌던 것처럼 이제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파나소닉 설립자이며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요시다의 영광'을 재현해보고자 1979년 120억엔을 투입해 정치·경제 사관학교 격인 세이케이주쿠(政經塾)를 세웠지만 결국 일본이 지식혁명에 실패해 잃어버린 20년을 겪게 된 것은 반면교사다.

김 전 교수는 "일본이 제때 산업 전환을 이루지 못한 것은 리더십 부재 때문"이라며 "우리도 과학기술자들이 대우 받지 못하고 기업 규제와 반기업 정서가 만연하는 환경이 지속되는 한 일본의 실패를 답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식산업 혁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를 기반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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