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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유휴농지 수백만㏊(1㏊=1만㎡)를 외국에 장기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면적(6만㏊ 정도)의 수십배에 달하는 규모다.
30일 중국청년보는 러시아 언론인 독립신문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농업발전과 시장화 개혁의 일환으로 연해주, 하바롭스크주, 아무르주의 유휴농지를 외국에 임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또 러시아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농업투자를 요청하기로 했다.
알렉산더 슬렙네요프 러시아 경제발전부 차관은 최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11년 여름부터 극동과 시베리아의 농업지역을 개발할 방안을 준비해왔으며 아태 국가들에 제안할 20개 러시아 극동지역 농업투자 청사진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중앙정부의 최종 승인이 나는 대로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극동지역 농업투자 개방계획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농경지 임대료로 ㏊당 50루블을 책정한다. 주요 농업용지 개방 대상인 연해주 등은 콩과식물ㆍ벼 등의 재배에 적합한 곳이다. 현재 러시아 전국의 농업토지 면적은 1억6,800만㏊이며 이 중 25% 정도가 유휴상태이다. 러시아의 이 같은 농업토지 임대계획에 베트남ㆍ싱가포르ㆍ일본ㆍ태국 등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북한이 아무르주 농경지 임대에 적극적으로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렙네요프 러시아 차관은 임대가능 지역이 동쪽의 연해주ㆍ하바롭스크주ㆍ아무르주에서 서쪽으로는 바이칼호까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일각에서는 이번 농업용지 개방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연해주 등에 소수민족 집단체류지역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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