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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위기국 국채매입 나설까

6일 ECB 통화정책회의 독일 중앙은행 총재 등 반발<br>조건부 매입으로 축소할 듯… 금리는 0.25%P 인하 예상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추가 부양을 시사한 미국 '헬리콥터 벤'에 유럽의 '슈퍼마리오'가 화답할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내비친 데 이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오는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당초 예정됐던 잭슨홀 미팅 참석까지 취소하면서 통화정책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카드는 ▦스페인ㆍ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매입 ▦기준금리 인하 ▦추가 장기 유동성 공급 등 크게 세 가지다.

이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는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ECB는 이번에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5%로 0.25%포인트 인하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CB는 지난 7월에도 금리를 1%에서 0.75%로 낮춘 바 있다.

최대 쟁점은 위기국 국채매입 여부다. 또 국채매입 카드를 동원하더라도 규모나 상한금리 설정 여부, 지원 전제조건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ECB나 독일 등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결론이 어떻게 날지 아직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영국 텔레그래프는 ECB가 유로존 국가별로 국채금리 상한선을 설정해 이를 넘어서면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우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이 가능해져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ECB의 국채매입에 대해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가 강력히 반발하는데다 최근 ECB 집행이사들까지 신중론을 강조하고 나서 무제한 국채매입보다는 '조건부' 매입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바이트만 총재는 최근 반복적으로 사퇴 가능성을 언급하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그는 "국채매입은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고 수차례 지적해 드라기 총재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또 6명으로 구성된 ECB 집행이사회 멤버인 베누아 쾨레는 "국채매입을 희망하는 국가들이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ECB가 엄격한 조건을 달아 매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르크 아스무센 ECB 집행이사 역시 "유로존 정부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ECB만 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재정위기 국가들은 먼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나 유로안정화기구(ESM) 같은 구제기금에 지원 요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FSF나 ESM이 선제적으로 발행시장에서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매입한 후에야 ECB가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사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ECB가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5,000억유로 규모의 영구적 유로존 구제기금인 ESM의 위헌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드라기 총재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선에서 그칠 수 있으며 이날 ECB가 발표할 올해와 내년 유럽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이사는 지난달 31일 오스트리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6일 ECB가 내놓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이 종전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모든 남유럽 국가들은 경기위축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불확실성이 상당히 고조되고 있고 지금처럼 민감한 상황에서는 통화 및 경제정책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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