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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실한 앱 생태계


두 달 전 흥미로운 애플리케이션(앱)을 발견하고 개발자에게 연락을 했다. 당시 앱이 존재했지만 개발자는 조만간 기능 업데이트를 해서 재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얼마 후 다시 연락을 하자 앱의 방향성이 바뀌어 출시일이 미뤄졌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바뀐 앱은 초창기 독특했던 부분이 사라지고 기존에 나와 있는 업체들의 방식을 모방한 형태였다. 이 앱의 업데이트 버전은 아직도 출시되지 않고 있다.

최근 구글이 앱 장터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앱의 개수가 100만개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90만개를 넘긴 애플 앱스토어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처럼 앱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이른바 '머릿수'만 채운 채 고사직전인 앱들이 수두룩하다.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카피캣으로 전락해버리는 앱부터 수익모델을 못 찾아 방황하는 앱, 개발자들도 손 놓은 구 버전의 앱 등 불량품들이 시장의 부피만 키우고 있다. 앱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한 쪽에 치우쳐 있다. 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앱 개발사의 67% 이상이 월 수익 500달러 이하고 앱스토어 매출 상위 10%를 차지하는 앱의 개수도 10개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장터 앱을 운영 중인 한 개발자는 "공모전이나 앱 개발 센터를 통해 수많은 앱들이 탄생하지만 장기전을 치를 노하우가 없어 중간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며 "초기 시드(seed) 투자뿐만 아니라 햇빛과 물을 잘 조절해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멘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앱 개발을 도와주는 기관이나 기업의 센터는 많지만 서비스 제작에만 치중하고 있어 사업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또 불량 앱들은 이용자와 제휴 업체에도 피해를 입힌다. 오류가 빈번하지만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앱에는 분노에 찬 이용자들의 항의 글이 줄을 잇고 있으며 금새 사라지거나 바뀌는 서비스에 오프라인 제휴사들도 광고 등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앱 장터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과 중소업체가 소자본으로 사업을 꾸릴 수 있는 소중한 토양이다. 하지만 새로운 씨앗을 뿌리는 데 앞서 이미 뿌린 씨앗들이 제대로 수확되고 있는지 앱 생태계를 살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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