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스웨덴기업 환멸 안겨준 이케아


1943년 스웨덴의 한 시골 마을에서 작은 가구점으로 시작, 70년 만에 전세계 360여개 매장, 연매출 43조원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이케아는 실용과 사회적 책임으로 요약되는 북유럽 기업의 상징이었다. 윤리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려는 '착한 소비' 열풍 속에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공식 진출 선언 이후 3년 만에 오픈을 앞둔 이케아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온갖 잡음과 석연치 않은 해명의 반복 속에 '오만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인상만 남긴 탓이다. 이케아가 노이즈 마케팅을 홍보전략으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중소 상권 보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는 벽돌 한 장 올릴 수 없게 한다던 광명시 소상공인들은 전시·판매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이케아의 감언이설에 피켓을 내려놨다. 하지만 이케아가 내준 공간은 매장에서도 한참 떨어진 주차장 입구였다. 판매는 물론 제품 전시에도 부적합한 공간으로 판명났다.

합리적인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이케아는 이달 초 8,600여 제품의 가격을 공개하며 오히려 '전국민 호갱'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보다도 소득 수준이 높은 일본이나 미국·독일에 비해 상당수 제품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케아는 당장은 가격을 조정할 수 없다고 맞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 실태조사까지 야기했다.



해외에서 판매하는 장식용 벽걸이 지도와 매년 발행하는 기업 연감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은 설상가상이었다. "7년 전부터 한국 시장을 스터디했고, 충분한 준비 끝에 진출을 결정했다"던 이케아는 한국민의 기본 정서조차 무시했다.

이케아는 국내에 진출한 명품 기업들의 공공연한 탈세 비법으로 알려진 유한회사 형태로 법인 설립을 강행했다. 외감법 개정으로 이케아 코리아가 외부감사 의무 적용대상이 되기 전까진 국내에서 이케아가 얼마를 벌어들이고 얼마를 쓰는지, 회계처리를 적법하게 하는지, 사회공헌활동으로 얼마를 쓰는지 제대로 감시할 길이 없다. 이케아의 조직적인 탈루 사실을 적발한 외신 보도가 한둘이 아니다.

스웨덴에 뿌리를 둔 기업으로서 스웨덴의 문화와 정신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던 이케아는 북유럽 기업 모델의 귀감이 되기는커녕 분노와 실망감만 안겨줬다. 이케아의 엇박자 행보 속에 한국 시장에서 앞서 퇴장한 월마트와 까르푸가 떠오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