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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인도계 디아스포라


2008년 3월 미국 5위의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 2주일 만에 몰락하자 원ㆍ달러 환율이 슬금슬금 올라갔다. 900원대를 유지하던 환율이 순식간에 1,000원을 돌파하더니만 '운명의 9월'에 들어서자 1,100원을 넘어섰다. 시장은 급등에 움찔했지만 서곡일 뿐이었다. 150년 전통의 리먼브러더스마저 쓰러지자 환율의 천장이 뚫려버렸다. 10월에 1,400원을 무너뜨리더니 11월엔 1,600원을 넘볼 기세였다.

△월가에서 한국 외환 위기설이 공공연하게 나돌자 재미교포들이 움직였다. 달려간 곳은 은행. 달러 송금을 위해서다. 목적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달랐다. 외환위기 시절엔 풍전등화에 처한 고국 사랑하는 맘에 그랬다지만 2008년엔 환차익을 노린 재테크였다. 외환위기 학습효과 덕분이다. 환율이 안정되며 '원 캐리 트레이드'에 나섰던 교포들은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해외이민자 공동체를 흔히 디아스포라(diaspora)로 부른다. 원조는 그리스. 기원전 6세기쯤 발칸반도와 소아시아를 중심으로 흩어진 그리스 이주민이 기원이다. 어원도 이산(離散)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다. 하지만 지금은 이스라엘 밖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 공동체의 통칭으로 자리 잡았다. 디아스포라의 힘은 역사적으로 입증된다. 600만 그리스 디아스포라는 군자금을 대 19세기 초 그리스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밑거름이 됐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엔 유대인 결집이 결정적이었다.



△외환위기 조짐을 보이는 인도의 라구람 라잔 중앙은행총재가 루피화 폭락을 막을 묘책을 냈다. 해외동포의 달러와 중앙은행 보유 루피를 교환하는 통화 스와프다. 인도계 디아스포라 2,500만명의 애국심에 호소해 위기 불씨를 잡겠다는 아이디어다. 인도의 최후 카드는 따로 있다. 금이다. 금 사랑 차원을 넘어 숭배의 경지에 이른 인도의 금 보유량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중앙은행 보유 규모가 600톤에 불과하지만 민간보유액은 2만톤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1조4,000억달러쯤 된다. 인도판 금 모으기의 잠재력은 국제금융시장을 흔들 정도다. 인도계 디아스포라의 향방, 금 모으기의 발동 여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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