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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1월 26일] 곤경에 처한 아일랜드

곤경에 처한 아일랜드 파이낸셜타임스 11월 25일자 “아일랜드인은 영리하고 위기극복 능력이 뛰어난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재정긴축 계획을 발표하며 결연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부실 은행들을 살리기 위해 돈을 쏟아 부었던 아일랜드 정부는 이제 재정적자 규모를 가능한 한 빨리 적정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카우언 총리는 이날 150억 유로 규모의 긴축을 단행, 오는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를 3%까지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정치권이 이 계획에 찬성표를 던질지 여부다. 정부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 같은 규모의 재정 삭감은 아일랜드 경제를 다시 침체로 빠뜨려 비극을 몰고 올 것이다. 재정적자는 아일랜드가 당면한 여러 문제 중 가장 기본적인 문제일 뿐이다. 성장 촉진을 위해 재정건전화 속도를 늦추는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아일랜드의 통화 상태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아일랜드로 공급되고 있는 통화량은 3월 이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 유동성을 제외하면 공급되는 통화량은 더 빠듯해지고 있다. 이 와중에 ECB는 유동성 공급을 내세워 아일랜드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일랜드 경제주권의 운명도 바람 앞의 촛불신세다. 게다가 구제금융 수용 소식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 은행권에서 희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유럽 통화 당국은 아일랜드 정부가 은행과의 관계를 청산하도록 압박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구제금융 협상이 시작된 이후 브라이언 레니한 재무장관은 향후 5년간 은행들의 국채 발행 규모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말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재정긴축의 고통은 더 악화될 것이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을 주도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ECB의 트로이카 중에서 오직 IMF 만이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있다. IMF는 재정긴축계획이 아일랜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IMF의 이러한 견해는 유럽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다. 유럽이 800억 유로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하는데도 왜 아일랜드가 재정긴축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도록 허용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지 모호한 상황에서 S&P가 신용등급을 내린 것도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유럽의 구제금융은 늘 역효과만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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