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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는 3무 바이러스… 6월 말께 진정 국면 접어들 것"

■ 이왕준 병원협회 메르스 대책위원장 인터뷰


2차 유행 곧 정점… 6월 중순 3차 유행 시작

치사율, 폐렴보다 낮아 큰 걱정은 안해도 돼

국내 병동 다인실 많아 감염 되기 쉬운 구조

선진국처럼 일반인 출입 통제 등 예방 나서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은 국민들의 우려와 달리 지역사회 감염은 물론 공기 감염도 안 될 뿐 아니라 변종도 없는 3무(無) 바이러스로 밝혀지고 있는 만큼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한병원협회 메르스대책위원장(정책이사)을 맡고 있는 이왕준(사진) 명지병원 이사장은 8일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3차 유행이 끝나는 이달 말 정도면 메르스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지만 변종이 없는 것으로 최근 조사 결과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과 공기 감염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단정 짓기 어렵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 위원장은 "(2차 유행이 정점에 달하고 있는) 지금 상황을 보면 지역사회 감염과 공기 감염이 아니라는 것이 판명이 났다고 봐야 한다. 현재까지의 추이로 볼 때 모두 병원 내 근접감염이 전부"라고 말했다.

감염병들이 발생하는 패턴으로 볼 때 평택성모병원을 통해 1차 피크(유행)가 발생했고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발생한 2차 유행이 1~2일 내에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2차 유행이 끝나면 여러 지역과 병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3차 유행이 이달 중순 시작될 수 있다"며 "통상적으로 유행 시기가 더할 때마다 환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3차 유행의 경우 2차 유행 때의 환자 수만큼 더해질 수 있어 총 환자 수가 150여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각종 감염병들의 경우 3차 유행이 끝나고 수그러드는 경향이 있는 만큼 향후 1주일 정도 메르스 발생이 정점에 달한 후 확산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이 위원장의 분석이다.

이 위원장은 "수일 내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제에서 각 지역마다 메르스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지역 거점병원들을 지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 거점병원들은 의심환자를 별도의 격리공간에서 진료하게 되는데 격리병상이 마련된 대형 병원들을 포함해 최소 150~200여곳의 지역 거점병원들이 필요하다고 복지부에 건의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격리병원들은 메르스 환자 진료에 필요한 진단키트 등 각종 물품지원을 받고 6시간 안에 신속히 검사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협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국민들의 우려와 관련해 "대형 병원을 이용하는 만성 질환자들은 너무 불안해 하지 말고 평소대로 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메르스의 치사율이 기존의 세균성 페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설사 메르스에 걸리더라도 치료가 가능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메르스는 계절적으로 겨울에 유행하는 일반적인 세균성 폐렴보다 치사율이 더 높지는 않다"며 "메르스에 걸리더라도 증상 치료를 잘하고 안정을 취하면 회복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대형 병원을 통한 3차 감염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병원 구조와 병실문화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 병원이 좁은 면적에 다인실인데다 격리된 구조가 아닐뿐더러 옆 병실 가서 인사하고 같이 음식을 나눠 먹는 등 한국인들 특유의 같이 어울리는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원내 감염이 높아지게 된다"며 "일본과 미국 등의 경우 병동 자체에 출입카드가 없으면 출입을 할 수 없도록 엄격히 통제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 병원은 공원과 마찬가지다. 지나가는 일반 사람들까지 병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데 외국 같으면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만약 병원 화장실을 일반사람들에게 공개하지 않으면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 병원의 경우 외래존과 입원존이 완전히 분리되고 공항 수준으로 보안이 엄격해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근본적으로 원내 감염을 예방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외국도 우리나라처럼 다인실은 있으나 점점 없애는 추세이며 최대 3인실 정도가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병동 내 입원환자 관리 시스템은 선진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의료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원의 경우 다인실을 최소 70%가량 만들어야 하는데 참 희한한 법이다. 감염 예방을 위해 세계적인 추세가 1~2실 병실로 가는 분위기인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1~2인실을 못 만들게 해놓은 것"이라고 제도적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이번에 병원 내 3차 감염이 많았던 것은 몇몇 유명 병원들로 전국의 환자들이 모이는 왜곡된 의료체계도 한몫했다"며 "이번 기회에 근본적으로 병원 내 감염관리 시스템을 뜯어고치고 관련 의료수가 변경 등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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