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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소비자와 '밀당'하는 기업이 살아 남는다

■ 탱고경영 (형원준 지음, 한빛비즈 펴냄)<br>스마트폰으로 무장한 3.0 시대<br>고객 감성과 리얼타임 소통<br>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해야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눈 멀고 나이 많은 알 파치노가 한 미녀와 '밀고 당기기'가 벌어지는 열정의 춤 탱고를 통해 감정을 나누고 있다. 저자는 다가온 마켓 3.0시대에 이 같은 '탱고 경영전략'이 요구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탱고는 세계의 수많은 춤 중에서도 가장 열정적인 춤으로 꼽힌다. 남자가 주도하고 이끄는 왈츠나 따로 떨어져 자유롭게 추는 디스코와는 다르다. 탱고는 함께 춤 추는 남녀가 한 몸처럼 호흡을 맞추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격렬한 리듬 속에서 둘 중 누가 밀고 누가 당기는지 알 수 없을 만큼 한 순간의 시차도 없는 '밀당'의 연속으로 이뤄진 춤이 바로 탱고다.

탱고의 이런 성격이 기업에 적용된다면 어떨까? 끊임없이 고객과 감정을 교류하고, 고객의 몸짓에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시장인 '마켓3.0' 시대의 '탱고 경영'이다.

'탱고 경영'을 제안하는 저자는 1990년대 말 삼성전자가 일본과 독일 기업들을 제치고 돌연 세계 1위에 올라서던 그 당시 삼성전자 글로벌 SCM의 혁신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그는 삼성전자의 눈부신 성공 배경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고 말한다. 바로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채워주는 생산ㆍ유통 프로세스의 힘이었다.

이전에는 냉장고ㆍ전자레인지ㆍTV 등의 가전제품을 대량생산해서 대량판매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많이 만들어서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하던 것이 '마켓 1.0'시대의 '푸시(Push)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마켓 2.0'시대는 소비자가 각자의 취향에 눈뜨기 시작한 시기부터 태동했다. 이른바 타깃 세그먼트(Target Segment)라 할 수 있는 핵심고객을 설정하고 그에 집중해 디자인ㆍ생산ㆍ유통ㆍ판매 활동을 펼치는 '풀(Pull)방식'을 통해 얼마나 소비자를 끌어들여 만족시킬 수 있는지에 기업 경쟁력이 좌우됐다. 마켓 1.0시대에서 2.0시대로의 전환점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이 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이란 게 저자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제는 SNS와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3.0시대가 도래했다. 애플처럼 소비자의 감성과 참여를 활용해 '밀당'을 할 줄 아는 '탱고 경영'의 기업들이 급부상했다는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탱고 경영의 3가지 키워드는 ▦리얼타임 ▦플랫폼 ▦감성 소통이다.

과거 2.0시대에는 과거에 의존해 미래를 예측하는 통계적 방법이 쓰였지만 이제는 과거는 물론 지금 현재의 고객 감정을 '리얼타임'으로 읽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협업하고 약속하는 프로세스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의 다양해진 요구와 수시로 발생하는 위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즉 변화무쌍한 환경에 맞춰 다양하게 조립ㆍ활용이 가능한 '플랫폼'이 경영의 화두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동시에 '신뢰에 기반한 SNS'를 활용해 소비자를 생산과정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감성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과 이케아 등이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대표적 기업이다. 감성소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 문제라고 책은 설파하고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바뀌면 제품과 문화의 혁신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탱고 경영의 혁신은 벽에 걸어두는 낡은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도입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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