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73세 늦깎이 여고 졸업생 이춘승 할머니

전북도립여고 이춘승 할머니

"나이가 제일 많아서 그런지 까먹기는 내가 일등이여. 그래도 친구들이랑 교실에서 수다 떨고 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 73세의 나이로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이춘승 할머니는 5일 열린 졸업식에서 34명의 '아줌마 여고생'과 함께 졸업장을 가슴에 안았다. 전북도립여성고등학교 3학년 목련반의 이 할머니는 지난 2003년 환갑이 넘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돌봐주던 손자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한숨을 돌릴 무렵이었다. 독학으로 석달 만에 초등학교 검정시험을 합격하고 학원에 다니며 중학교 졸업자격 검정시험까지 통과한 할머니는 전북도립여성중고에 입학, 고등학교 3년 과정을 밟았다. 전주 토박이인 이 할머니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해방을 맞아 혼란스러운 분위기로 인해 학교를 그만뒀다. 5년 뒤 복학했지만 전쟁이 터져 몇 달 만에 다시 학교를 떠나야 했다. 1961년 시집온 뒤 4남매를 키우면서도 배움에 대한 열망은 커져갔지만 집안살림에다 남편 병수발로 공부는 꿈도 꾸지 못했다. 무릎연골이 닳아 수술해야 했던 지난해 초를 제외하면 학교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이 할머니는 졸업식에서 개근상을 받았고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인정받아 선행상까지 수상했다. 이 할머니는 "며느리가 아니었으면 꿈도 못 꿨을 일"이라며 "영어를 제일 못하는데 과외도 해줘 처음에는 ABC도 긴가 민가 했는데 이제 인사 정도는 할 줄 알게 됐다"고 며느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할머니의 첫째 며느리는 3년간 매일 자동차로 할머니의 등하교를 책임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