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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은행, 신흥시장 대출 폭증

고수익 좇아 대이동… 1분기 2,670억달러 늘어<br>출구전략 등으로 자금흐름 바뀌면 신흥국 큰 타격


글로벌 은행들의 신흥시장 대출이 지난 1ㆍ4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양적완화 이후 고수익을 좇아 신흥시장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출구전략 등으로 자금흐름이 바뀔 경우 신흥국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분기별 평가 보고서에서 1ㆍ4분기 신흥시장에 대한 국가 간 대출이 전분기에 비해 2,670억달러 늘어난 3조4,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증가율은 8.4%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반대로 같은 기간 선진국 대상 국가 간 대출은 전분기 대비 1.5% 줄어들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ㆍ독일ㆍ룩셈부르크 등 유럽연합(EU) 국가 금융기관들도 2011년 2ㆍ4분기 이후 처음 신흥국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BIS는 "대출 증가분의 85%는 중국ㆍ브라질ㆍ러시아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31%나 늘어난 1,600억달러를 기록해 자금을 가장 많이 빌린 국가로 조사됐다. 브라질은 14% 늘어난 340억달러의 대출이 발생했고 러시아의 대출액은 18% 증가하며 290억달러로 늘었다. 두 나라가 나란히 사상 최대의 대출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신흥국 대출이 늘어난 것은 제로(0)에 가까운 각국의 기준금리와 통화완화 기조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고수익을 좇아 신흥시장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BIS는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은행 간 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과 비교해 두 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올라간 신용팽창과 맞물려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BIS는 이같이 지적하며 은행들의 행태가 "5년 전 금융위기 직전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BIS는 일례로 같은 기간 후순위채 발행 규모가 미국의 경우 무려 10배나 늘어난 220억달러, 유럽은 3배 이상 증가한 520억달러라고 밝혔다. 후순위채는 고수익을 보장하지만 발행기관이 파산할 경우 다른 부채가 모두 청산된 후에야 원금을 보장 받을 수 있어 손실 위험이 높다.

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윌리엄 화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개발검토위원장은 "현상황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을 연상시키고, 오히려 더 나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선진국 내 공공 및 민간 대출수준은 국내총생산(GDP)의 30%까지 올라갔으며 신흥국 시장의 거품붕괴와 맞물리면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FT는 "연준의 양적완화가 축소되고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으로의 자금 흐름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수석 연구원은 "5월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사한 후 벌어진 일련의 소동은 투자자들에게 경고가 되고 있다"며 출구전략이 실시되면 혼란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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