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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8월 19일] 친환경에 역행하는 가솔린 SUV

“경유 값이 올랐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가솔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를 선택했더니 오히려 기름 값이 더 들어요.” 회사원 이모씨는 지난달 현대차 세일즈맨 말만 듣고 덜컥 가솔린 SUV를 샀다가 요새 후회가 막심하다. 가솔린 SUV는 차 값은 경유 SUV보다 싸지만 연비가 떨어져 기름 값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이씨의 경우처럼 가솔린 SUV를 구입했다가 후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18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기아차 스포티지 판매량 가운데 가솔린 모델의 비중은 54.8%로 절반을 넘어섰다. 올 초 48대밖에 팔리지 않았던 현대차 투싼의 경우도 지난달에 1,066대나 팔렸다. 르노삼성도 지난달 초 부랴부랴 QM5 씨티를 내놓으며 가솔린 SUV 전쟁에 불씨를 당겼다. GM대우도 뒤늦게 윈스톰맥스 가솔린 모델을 올해 말 출시하겠다고 나섰다. 가솔린 차량이 많이 팔리고 있는 것은 경유 값이 가솔린을 추월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가솔린 차량의 값이 디젤보다 200만~300만원 싸다는 이유를 들어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연비와 관련된 정보는 명쾌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디젤 모델인 투싼 2.0의 연비는 리터당 13.1㎞지만 가솔린 모델은 9.8㎞/l에 불과하다. 스포티지도 각각 13.1㎞/l, 9.9㎞/l로 큰 차이가 난다. 1년 기름 값은 투싼의 경우 가솔린 모델이 80만원(1년 주행거리 1만6,000 기준) 더 든다. 연비가 나쁘다는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것. 이는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트렌드에 역행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당장의 판매 실적에 급급해 친환경 디젤 기술 개발의 시곗바늘을 오히려 거꾸로 돌려놓고 있다. 유럽도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비싸다. 그러나 신차 두 대 중 한 대가 디젤차다. 내년부터는 가솔린 모델이 월등히 많은 미국에서조차 디젤차가 친환경 엔진으로 분류돼 세금을 면제 받는다. 반면 한국의 경우 디젤 차량에 부과하는 환경 부담금을 면제하려는 계획도 답보상태다. 모든 것이 세계적 덕목인 ‘친환경’과는 거꾸로다. 우리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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