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실무접촉 관련 사실을 18일 보도하며 "남측이 '국제관례'니 '대표단 규모가 너무 크다'느니 트집을 걸었다"며 "'남쪽 정서'니 '신변 안전 보장이 어렵다'느니 하면서 응원단 규모와 국기 규격까지 걸고 들다 못해 공화국기는 물론 '한반도기'도 큰 것은 안 된다고 도전해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은 남측이 계속 도전적으로 나온다면 대회 참가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는 점과 대회 참가 문제는 전적으로 남측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는 것을 천명했다"고 밝혔다.
북측의 이 같은 '트집잡기'는 일찍이 예상돼온 수순이라는 평가다. 북한은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전에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핑계로 "행사를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우리 측의 애를 태웠다. 북한은 결국 상봉 행사 개최 엿새 전 열린 남북 고위급접촉을 통해 행사 진행에 합의했지만 '통 큰 결단'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과한 생색을 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다음달 예정된 것을 감안하면 북측의 행동 양상은 2월과 비슷한 패턴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해 북측이 몽니를 부리는 이유는 남쪽이 남북관계를 망친다는 '남측 책임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며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유도하는 '남남갈등' 조성 의도도 엿보이나 이것이 잘 안 될 경우 행사에 아예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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