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불확실성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이든 개인이든 레슬링 기술인) '코브라 트위스트' 같은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져야 합니다."
김난도(사진)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겸임연구원(소비자아동학부 교수)은 19일 '트렌드 코리아 2013(미래의창 펴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날 선 사람들의 도시(City of Hysterie), 난센스의 시대 등 10가지를 불확실성ㆍ저성장이 계속될 내년의 10가지 핵심 소비 트렌드로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날 선 사람들의 도시'는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기운이 감지되는 사회적 히스테리를 의미한다. 자동차용 블랙박스의 보편화, 개인적 복수를 소재로 한 영화ㆍ드라마의 증가가 이 같은 소비 경향을 반영한다.
브라우니 신드롬, "사람이 아니무니다" 등 개그 유행어가 인기를 누리는 난센스의 시대는 기존의 의미가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시대를 보여준다. 김 교수는 "이성보다 감성이 중시되는 시대에는 상식 파괴 같은 역발상식 창의적 마케팅이 기업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많은 문화적 혜택을 받고 자란 N세대의 30대 엄마들이 북유럽식 자녀양육법을 추구하는 '스칸디맘'도 향후 수년간 계속될 키워드라며 주목했다. 그는 "(북유럽 디자인 가구와 장신구ㆍ패션 등을 추구하는) 스칸디맘은 경쟁식 교육보다는 정서적 교감교육과 자신의 삶을 중시한다. 이들의 새로운 교육과 가족 지향적 제품시장은 꾸준히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유의 형태가 재정의(Redefined ownership)된 '소유에서 향유로'라는 변화도 눈에 띈다. 김 교수는 "향유적 소비는 사용의 즐거움을 강조해 빌려주는 렌털리즘, 공유하는 셰어리즘, 기여하는 도네이즘 등으로 구현될 것"이라며 "소유에 대한 관념이 바뀌는 것은 기업의 비즈니스 플랫폼이 바뀔 것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혼자만의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시장개인화(나 홀로 라운징), 맛이 중시돼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요리 애플리케이션과 음식 배달 서비스가 진화하는 '미각의 제국', 계절ㆍ날씨 개념을 초월해 자신의 소비 스타일을 창조하는 '시즌 상실', 유해물질과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디톡스', 탈진ㆍ방전 상태를 즐기는 '소진사회',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빈 곳을 채우며 재미를 느끼는 '적절한 불편'도 눈여겨봐야 할 내년 소비자 트렌드로 꼽혔다.
김 교수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10대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발표하고 2009년부터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출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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