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이 나오면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입니다. 이번에 금리까지 추가로 인하돼 앞으로 전세 구하기는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퍼스티지에서는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전셋값도 덩달아 고공행진 중이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그동안 서울에서 가장 낮은 편이었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마저 급상승하는 추세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지 않았던 강남 3구의 전세가율 상승속도가 올해 들어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다. 아직 지난달 서울의 전세가율 평균인 68.2%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추가 금리인하에 따라 전세의 월세 매물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서초구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는 올해 들어 전세가율이 크게 올랐다.
지난 1월 이 단지 84㎡(이하 전용면적)형은 전셋값 8억3,000만원, 매매 실거래가 15억원을 기록하며 55.33%의 전세가율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같은 평형이 전셋값 12억8,000만원, 매매가 15억2,000만원에 실거래가가 신고돼 4개월 전보다 30%가량 오른 84.21%의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강남구와 송파구에서도 전세가율이 평균을 크게 웃도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의 힐스테이트2단지 84㎡형은 지난달 8억9,5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달 전세는 8억5,000만원에 계약되며 전세가율이 94.97%까지 치솟았다.
강남 3구의 전세가율은 지난해 1월 △강남구 53% △서초구 56% △송파구 58% 수준이었다. 올 들어 저금리 심화로 전세 매물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전세가율도 올 5월 △강남구 57% △서초구 62% △송파구 63%로 불과 5개월 만에 크게 올랐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강남권에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비교적 낮았던 강남 3구의 전세가율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며 "이번에 추가로 금리가 인하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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