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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취] 재정운용 혁신 주도적 역할
입력2004-11-07 15:09:50
수정
2004.11.07 15:09:50
김병일 장관은 예산정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예산통’으로 통한다. 그의 집무실에는 ‘청이수기 화기여인(淸以修己 和己如人)’이란 글귀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다. ‘깨끗함으로 자기를 다스리고 따뜻하게 사람을 대한다’는 뜻처럼 가는 곳마다 청렴하면서도 강한 업무 추진력을 발휘해왔다.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장을 역임할 때인 94년, 연말 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정부의 물가안정목표 5%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김 장관은 수급에 차질이 생겨 배추값이 폭등하자 지자체를 진두지휘해 전남 해남으로 트럭 30대를 몰고 갔다. 저녁 무렵 도착한 그는 트럭 헤드라이트를 켜놓고 수확한 배추를 서울 가락시장에서 풀어 연말 물가안정 목표를 지켜냈다.
97년 김 장관이 통계청장으로 취임하자 직원들은 예산 전문가가 수장으로 온 만큼 관련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먼저 자신의 업무추진비를 줄이고 직원들의 지방 출장경비를 현실화 시키는 등 오히려 예산을 삭감했다.
조달청장으로 취임한 99년에는 전임 조달청장이 비리로 물러난 때라 조달행정의 투명화가 절실히 요구됐다. 김 장관은 비리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전자조달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자입찰로 투명화를 꾀하자 80년대 이후 줄었던 정부 투자기관이나 민간기업의 조달청 계약수탁액이 늘어났다. 2년이 지난 뒤 UN이 조달청을 공공기관 경영혁신 대상기관으로 뽑기도 했다.
기획예산처 차관시절이던 2002년에 경기침체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자 ‘재정 조기집행’을 통해 경기회복에 기여했다. 올해 1월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취임한 뒤에는 ▦예산 총액배분 자율편성(top-down) 제도 ▦국가재정운용계획 ▦찾아가는 예산협의 등을 통해 재정운용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사학도 출신의 김 장관은 지우들과 유적지를 찾아 다니고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즐기며 족보학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다.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마라톤 실력은 수준급으로 지난 2003년도에는 7차례의 풀코스 완주기록을 갖고 있다. 장관 취임 이후에는 마라톤은 하지 못하고 등산 등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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