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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된 백두대간 시민 힘 모아 잇는다

국민신탁, 성금 모아 농지 매입

도로로 산허리 끊긴 사치재에

생태통로 연결 자연복원 추진

반달곰 복원에도 큰 도움될 듯

김민재 자연환경국민신탁 차장이 지난 27일 백두대간 생태축 연결 현장인 전라북도 장수군 번암면 일대 농지를 가리키고 있다. /장수=임진혁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88올림픽고속도로 남장수나들목(IC)에서 전북 남원시 운봉읍으로 향하는 743번 지방도를 타고 차로 10분가량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자 도로 때문에 산허리가 끊긴 사치재의 모습이 나타났다. 사치재는 북쪽으로 덕유산, 남쪽으로는 지리산을 잇는 백두대간의 핵심 생태축이지만 도로들이 산줄기를 가르고 지나가 버린 탓에 이렇게 단절된 채로 남아 있는 것이다.

백두대간을 복원하고 야생 동식물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사치재 생태통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던 중 88고속도로 확장공사가 이 구간을 멀찌감치 우회하는 것으로 설계되면서 사치재 복원 사업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새 고속도로가 뚫리는 2015년부터는 두 개의 도로 가운데 하나가 없어지고 통행량도 줄어 교량이나 터널 형태로 생태통로를 만들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다만 주변에 있던 농경지 6,085㎡가 걸림돌이었다. 자연상태로 복원하는 데 제한이 될 뿐만 아니라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이 덕유산으로 이동할 때 주민들 때문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생태통로를 만들기 위해 농경지 매입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시민과 기업이 보내준 돈으로 보전가치가 있는 자연환경자산을 사들이는 '자연환경국민신탁'이 사치재 사유지 매입에 발 벗고 나섰다. 국민신탁은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이곳 땅 주인들에게 생태통로의 중요성에 대해 설득한 끝에 지난 6월5일 공시지가(약 6,000만원)로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김민재 국민신탁 차장은 "지방자치단체와 토지 소유주들과 수차례 협의하고 주민설명회 등을 열어가며 시민이 힘을 모아 자연환경을 살린다는 취지를 설명했다"며 "이곳에 도토리나무 등을 심어 야생동물들이 자연스럽게 따라 이동하도록 생태축 복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번 땅 매입을 계기로 한국도로공사·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이 구간에 생태통로를 만들고 자연 복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생태축 연결사업은 지리산 반달곰 복원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배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부장은 "반달곰이 사치재 반경 3㎞까지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리산 반달곰이 50마리 이상으로 늘면 자연스럽게 사치재 복원 구간을 따라 덕유산으로 올라가고 백두대간의 종 다양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재 지리산에는 모두 34마리의 반달곰이 살고 있으며 최근 2마리의 새끼가 추가로 확인돼 올 들어 지리산에서 태어난 새끼는 7마리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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