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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웬 性 박물관이냐고? 멘탈의 근간 아닙니까"

[우현석의 Log人] 건강과性 박물관 설립 (주) S메카 회장 김완배<br>설립 어려웠지만 지금은 제주 최고의 '모범 박물관' <br>여자 관람객이 70%… 男根 상징 조형물 손때 절어




[리빙 앤 조이] "웬 性 박물관이냐고? 멘탈의 근간 아닙니까" [우현석의 Log人] 건강과性 박물관 설립 (주) S메카 회장 김완배설립 어려웠지만 지금은 제주 최고의 '모범 박물관' 여자 관람객이 70%… 男根 상징 조형물 손때 절어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 최근 들어 사설 박물관들이 우후죽순 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사설 박물관들은 개인 컬렉션의 규모가 늘어나 박물관으로 변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중 일부는 컬렉션으로는 방대한 규모지만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옹색한 경우도 많다. 따라서 돈을 내고 구경하기에는 아까운 생각이 들기도 하는게 사실이다. 기자가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건강과 性박물관’을 방문하기 전까지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건강과 성박물관에 발을 들여 놓고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어떻게 개인이 이 같은 방대한 규모의 박물관을 조성했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박물관을 나서는 순간에는 ‘태초 이래 인류의 역사를 견인해 온 거대 담론인 性에 대해 내가 너무 무지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자는 이 박물관을 설립한 사람이 궁금해졌다. 박물관에 관한 취재는 인물탐구로 방향을 틀었고, 그로부터 채 일주일이 되지 않아 기자는 건강과 성박물관을 기획ㆍ설립한 김완배 회장을 방배동에 있는 그의 집무실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 -성은 자연스럽고 부정할 수 없는 화두이긴 합니다만 유교사상이 지배해 온 우리나라의 정서상 쉽게 공론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어쩌다 성박물관을 구상하게 됐습니까? “제가 건강관련 사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건강테마파크를 지으려고 했어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보니 건강테마파크는 너무 범위가 방대하더라고요. 범위를 좁혀가다가 성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된거지요. 그래서 전세계 성박물관을 조사했습니다. 대체로 에로쪽으로만 흐르고 있습디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과 성으로 차별화 하기로 한거지요. 또 ‘청소년 성교육은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어도 쉽지 않은 문제’라는 생각도 일조를 했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이 성을 알아야 논리 정연하게 대화를 끌어나갈 수 있지 않겠어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아직은 몰라도 돼. 때가 되면 알게 돼”라는 식으로 갈수 만은 없잖아요. 생각해보세요. 언제까지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야동 등 유해한 정보를 통해서 성지식을 습득케 해야 합니까? 상업화된 에로물로만 성교육을 시키면 어른이 돼서도 왜곡된 성에 대한 시각을 수정하기 힘들겁니다.” 기자는 김완배 회장을 만나기 전까지 그의 캐릭터가 궁금했다. 나이 56세의 중년이라면 그도 예외 없이 성장기를 유교적 전통속에서 보냈을 터. 기자는 그가 당연히 전위 예술가가 같은 개방적인 캐릭터를 가진 인물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서 살펴 본 그는 완벽주의자 쪽에 가까워 보였다. 실제로 김회장은 인터뷰 내내 표정 변화가 적었고, 답변하는 말투의 높낮이 일정한 진폭을 유지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이토록 발랄하고 진지한 박물관을 기획할 수 있었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업을 공개적으로 벌이는 것에 대해 망설임이나 두려움은 없었습니까. “제주는 관광지입니다. 일단 볼거리가 있어야 돼요. 성이라는 문제를 딱딱하게 이론적으로 풀어가는 건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성을 시각화해서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할까 고민했습니다. 결국 주력했던 포인트는 비주얼이었어요.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박물관이기 때문에 세계각국에서 성을 어떻게 얘기하는지도 알려주고 싶었고요. 결국 제주시에 사업계획서를 내고 수위 조절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했어요. 도청은 도청대로 이런 경험이 없어서 교수 등 10명을 선정해서 논의를 했고요. 그런데 그분들이 “이제는 성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자”고 의기투합 했어요. 결국 만장일치로 통과됐지요. 사랑부터 시작해서 성과 문화를 자연스레 연결시킬 수 있게 된거지요. 저 개인적으로도 야한 콘텐츠들은 어떤 장소에 있느냐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령 누드를 봐도 예술로 보이게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 반면 어떤 곳에서는 에로로 비쳐지지요. 그 경계가 어디냐를 가지고 고민하다가 성을 박물관을 통해서 전달하자고 작정한거지요. 이제는 도청에서도 “전국 학생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 많이 오는데 배워 갈게 없다. 지원해줄 테니 청소년을 위한 박물관을 지으라”고 할 정도에요. 그래서 청소년 성박물관을 2단계 사업으로 착수하려고 합니다.” -박물관 명칭이 건강과 성 박물관인데 앞에 굳이 ‘건강’이라는 단어를 붙인 이유는 뭡니까. “성이라는게 멘탈(mental)의 근간 아닙니까. 성은 건강과 심리학적 측면에서 다뤄지고 있어요. 때문에 성은 정신건강 측면과 심리학적으로 접근해야 해요. 범죄자들이 사고를 치고 나서 사창가를 찾는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분출하고픈 욕구를 억제할 때 정신적으로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청소년기에 왕성한 성욕을 분출하지 못하고 억제만 하는 것은 문제에요. 미국은 사춘기 청소년들을 운동을 엄청시켜서 육체적 피로로 성욕을 제어합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 학생들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공부만 하고 있다 보니 에너지 발산을 할 수 없어요. 그러니 문제가 자꾸 생기는 거지요. 그런 관점에서 나는 성과 관련한 전문가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박물관을 운영하는 회사를 ‘S메카’라고 이름 붙이고, 성에 관한 모든 콘텐츠를 집대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거지요. 성에 관한 보고서로 유명한 킨제이 박사가 정신적인 관점에서 성을 집대성한 사람인 것 처럼 우리도 그런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원래 이런 작업은 대학이나 학술 기관 같은 단체에서 해야지만 우리 정서로는 힘들다고 봐요.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에는 섹스(Sexology) 학과가 있어서 사회심리, 여성심리, 발달심리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요. 우리나라는 섹스 관련 학과도 없을 뿐 더러 관련 교육을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 신체적인 측면에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우리도 이제는 정말 솔직하게 성을 바라보고, 분석해서 교육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성에 관련된 책들도 모으고 있는 거예요. 또 김세철 중앙대의대 교수 등이 주축이 돼서 만든 한국성학회와 교류도 하고 있어요. 세계 성학회도 유치할 생각입니다” -돈과 관련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입장료가 9,000원으로 싼 편은 아니던데 요금이 비싸서 관람객이 정체하는 것은 아닌가요. 유지에 어려움은 없습니까. “투자 비용을 감안하면 입장료를 1만2,000원은 받아야 돼요. 하지만 만원이 넘어가면 관람객들이 부담스러워 해서 9,000원으로 했어요. 초기에 100억원 이상 투자했는데 그 동안 쭉 적자를 봐오다가 지난 해부터 현상유지는 하고 있어요. 사업가 마인드라면 여기에 투자해서는 안되지만 목돈 집어놓고 푼돈은 나오니까 리스크는 없고, 공익성 있는 장치 산업이니까 계속 굴러간다고 보고 투자한거지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전망이 밝다고 볼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성박물관이 제주도에서 가장 모법적인 관광지라고 봐요. 제주도의 웬만한 관광지들은 여행사에 리베이트 주고 관광객을 모아 오지만 우리는 그런 것 안해요. 그런 와중에도 올 관광객 유치 목표를 25만 명으로 잡고 있고, 가장 모범적인 박물관으로 평가 받고 있기도 해요. 박물관협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요.” -박물관 설립에 투입된 비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실 수 있습니까. “110억원 정도예요.” 기자는 지난 해 사설 박물관에 관한 기사를 쓴 적이 있었다. 그 때 기자는 사설 박물관을 취재하면서 ‘한 개인이 일평생을 바쳐 컬렉션 해온 자료들이라 하더라도 그걸 펼쳐 놓았을 때는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에 한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성박물관의 콘텐츠를 보고 나서는 ‘도대체 어떻게 개인이 이 같은 소장품들을 끌어 모았을까?’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자료는 풍부했고, 전시 방법 역시 치밀했다. -소장품들이 거의 혼자 모은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시간은 얼마나 걸렸습니까.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서 4년간 모았습니다. 제 본업이 무역이라 전세계에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 덕에 가능했습니다. 한 번은 인도 오지에 가서 자료를 구했는데, 반출이 안되서 정부 승인 받느라고 고생한 적도 있고, 싣고 오려다 거부당한 적도 있습니다. 자료 모으러 다니느라고 2년간 한 달에 한 번씩은 외국에 나갔습니다. 하지만 구입하고도 못 들여 온 것이 많습니다. 예전 관세법은 미풍양속에 반할 경우 반입을 불허해서 돌려 보낸 것도 있고요. 그렇게 물건 돌려 보내고 돈은 돌려 받지 못하기도 했구요.”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 곳을 둘러보고 콘텐츠의 풍부함에 감탄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혹시 여건이 된다면 수도권에 또 다른 박물관을 설립하거나 이전할 계획은 없습니까. “오시장이 다녀가셨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은 땅 값이 비싸서 박물관을 짓는데 돈이 너무 듭니다. 제가 제주도에 박물관을 지은 이유는 제주가 땅값도 싸고, 관광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뭔가를 보려고 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한 해 500만 명의 관광객이 와서 3곳의 관광지를 구경하고 간다면 1,500만 명의 관람객이 창출됩니다. 그 중 5%만 끌어들이면 50만 명은 유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 곳에 지은 거지요.” -박물관의 또 다른 기능은 있습니까. “박물관에는 성과 관련한 다양한 통계 조사치들이 있습니다. 첫 성 경험을 한 나이, 성관계 횟수 등의 통계는 콘돔 제조업체인 듀렉스사에서 조사한 것입니다. 외국에서는 민간 기업이 그런 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통계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1년에 20만 명이 박물관을 방문할 경우 통계조사를 위한 샘플링(Sampling)이 가능해집니다. 저희 박물관의 미래 사업중 하나가 성과 관련한 통계의 데이터 베이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또 사람의 생애 주기에 따라 중년과 노년의 성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데 따른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노인의 성 문제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파고다 공원에서 노인들의 상대로 매춘을 해 문제가 된 ‘박카스 아줌마’도 그런 맥락 아닙니까? 청소년은 청소년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서귀포의 건강과 성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7~8명이 함께 몰려 다니던 여대생 관람객들이 생각났다. 언뜻 보기에도 박물관 안의 관람객중 70%는 여자인 것 같았다. 기자가 이를 신기해 하자 박물관 직원은 “남근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여자들의 손때에 절었다”고 말했다. -입장객들을 살펴 보니 여자끼리 오는 경우가 많더군요. “방학 때는 대학생 등 젊은 커플들이 많고, 평소에는 30대 후반~40대중반까지 여자 분들이 많이 옵니다. 원인을 분석해 봤더니 그 또래들은 생활이 안정되는 나이라 계모임 등을 통해 많이 오는 것 같더군요. 또 그 연령층은 스스럼 없이 성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들입니다. 그 분들은 입장 전에는 “무슨 박물관 입장료가 9,000원이나 하냐”고 불평하지만 박물관을 나올 때는 웃으면서 나옵니다. 그러면 된거 아닙니까? 인터넷 홈피에 뜨는 댓글들도 평이 좋습니다.” ● 건강과 性박물관은? 성박물관으론 세계 최대…제대로 보려면 최소 4시간은 잡아야 "전족을 한 중국 여성은 걸을 때 항상 다리 근육이 긴장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괄약근이 강화 됐고, 전족을 한 여성과 잠자리를 하는 중국 남성들은 극도의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자리한 '건강과 성박물관'에 전시된 자료 중 하나다. 관람객들이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까지 품었던 기대치는 문지방을 넘어서자 마자 산산이 부서진다. 건강과 성박물관의 전시물들은 단순한 에로물들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성과 관련된 콘텐츠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대지 2만평에 건평 1,300평을 자랑하는 이 곳은 성 관련 박물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전시물 1,500점을 걸어가면서 구경하면 1시간, 대충 훑어 보면 2시간, 설명까지 꼼꼼히 읽어 보려면 최소 4시간은 잡아야 한다. 전시물의 진지함을 증명이라도 하듯, 박물관을 구경하는 어느 누구도 히히덕거리나 농담 조차 하지 않는다. 이 박물관이 아니라면 낯이 뜨거워서 도저히 남녀가 함께 구경할 수 없을 법한 전시물 앞에서도 여자 관람객들은 한 치의 부끄러움이 없다. 얼마 전 ASTA(미주여행업연합회)총회 참석했던 오세훈 서울시장 조차 이 곳에 들러 전시된 콘텐츠를 구경하고 깜짝 놀랐을 정도다. 오시장은 이후 서울시 산하 공무원들에 "제주도 같은 도서 지방에서 성 하나만으로 이 같이 방대한 볼거리를 만들어 냈는데 인적자원이 풍부한 서울에서 못하는 이유가 뭐냐?"며 실ㆍ국장들을 보내서 견학을 시키기도 했다. 건강과 성박물관을 설립한 김완배 ㈜S메카 회장은 "오는 7월중 박물관 건물 2층에 성, 건강, 금연, 절주 등에 관한 콘텐츠를 전시한 750평 규모의 청소년 건강교육관과 유아어린이 성교육관을 준비 중"이라며 "가족여행이 주를 이루는 제주도의 특성을 감안, 부모와 함께 박물관을 찾는 어린이ㆍ청소년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둥이 커뮤니티 • "형제 대신 친구로" 외둥이 커뮤니티 급증 • 신간, 외동아이를 위한 가치학교 • 외둥이 겨냥한 고가 유아용품 호황 • 외동이 잘 키우기 7가지 원칙 • 체기(滯氣) 강하면 방귀·입냄새 심해 • 인터넷 피부 건강정보, 맹신은 위험! • 직장인 디저트 'Art'로 바뀌다 • 서울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外 • "웬 性 박물관이냐고? 멘탈의 근간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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