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돌아다니는 막대한 데이터로부터 투자에 유용한 정보를 캐내기가 어렵다는 게 비판론의 핵심이다. 수익 창출과 연결되지 않은 빅 데이터는 방대한 쓰레기 더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주요 기업들이 빅 데이터 투자를 늘리면서도 이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유럽의 경우 사생활 침해 등을 우려해 빅 데이터 수집에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직관이나 혜안이 중요한 금융산업의 경우 빅 데이터가 투자의 핵심 수단이 되기 어렵고 보조 지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가령 1990년대 말 정보기술(IT) 거품이나 2008년 이전 부동산 거품 형성기의 잡다한 빅 데이터를 모아 봐야 오히려 잘못된 투자 정보를 주기 쉽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때로는 지나친 낙관론이 오히려 경고신호일 수 있다"며 "빅 데이터는 SNS 등에 나타난 일반 대중의 정서를 반영하기 때문에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변경 등과 같은 중대 이벤트에 취약하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인 CQS의 마이클 하인츠 최고경영자(CEO)도 "수많은 데이터에서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기 어려운데다 적절한 시점의 투자 실행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경우 저평가된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단순 투자전략으로 미국 내 2위 부자 자리에 올라있다. 단순통계에 기반한 투자에 부정적인 월가 문화도 빅 데이터 정착에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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