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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느라 허송 … 건설사 잡는 워크아웃

채권단 부채회수 혈안

정상적 기업활동 못해

매출·영업이익 반토막

"제도 개선해야" 목소리


"지난 5년간 한 일이라고는 돈 되는 걸 다 내다 팔아 빚 갚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2009년 금융권의 건설업 신용평가로 기업 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에 돌입했던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의 말이다. 금융권 주도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건설사 대부분이 워크아웃 진행기간 중 부채는 줄었지만 전반적인 경영실적은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당수 업체는 수주 등 영업조직 자체가 붕괴돼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채권은행들이 자산매각과 구조조정 등으로 벌어들인 자금의 대부분을 부채회수에만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시공능력평가 100위 이내 건설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워크아웃 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워크아웃이 시작된 금호산업의 경우 2009년 7조5,000억원이던 부채가 2012년 말에는 1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부채만 놓고 보면 건전성이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이 기간 매출은 2조4,133억원에서 1조4,996억원으로 40%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산이 6조4,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감축된 점을 감안하면 결국 보유자산의 상당수를 팔아 은행 빚을 갚은 셈이다.

다른 워크아웃 건설사도 마찬가지다. 2011년 워크아웃이 시작된 진흥기업은 2010년까지 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2012년 말에는 4,600억원대로 30% 가까이 규모가 줄었다.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신동아건설은 2009년 1조원에 육박했던 매출 규모가 2012년 말에 2,700억원대로 70% 이상 줄었다.



반면 같은 워크아웃이라도 은행권의 채권회수 강도가 덜했던 ㈜삼호나 경남기업은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되는 채권회수 위주의 건설사 워크아웃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채권단의 채권회수에만 집중된 방식으로는 워크아웃을 졸업한다고 해도 기업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의 체질개선이 가능한 워크아웃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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