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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통령의 질책


"청와대의 비서관과 행정관 인선은 마치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1기 청와대 비서실의 인선 과정에 대해 새누리당 당직자가 던진 촌평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열흘이 훌쩍 넘었지만 여태 인선은 발표도, 마무리도 되지 않았다. 대상자를 놓고도 내정과 철회가 반복되는 등 난맥상을 보였다.

고용복지수석실의 보건복지비서관과 정무수석실의 사회안전비서관의 경우 내정자가 뒤바뀌는 해프닝이 있었다. 당초 보건복지부 관료가 비서관으로 내정됐다가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고 기존 내정자는 비서관보다 직급이 낮은 선임행정관을 맡게 됐다. 사회안전비서관도 기존 내정자 대신 강신명 경북경찰청장으로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민정비서관은 이중희 전 인천지검 부장검사가 내정됐다가 철회됐는데 최근 다시 내정돼 청와대에 출근하고 있다. 홍보기획비서관에는 원래 신문사 부국장 출신 인물이 내정돼 출근까지 했지만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깔끔했던 인선 작업이 청와대에서는 왜 얽히고설키는 것일까.



인수위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인선을 주도하면서 이 같은 혼선이 없었지만 청와대 비서실은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각각 인선 작업에 나서면서 '자기 사람 심기'나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 안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컨트롤타워인 청와대가 인사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수석회의를 통해 청와대 참모들에게 인선 잡음에 대해 심하게 질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력과 권위를 앞세워 '정치 게임'을 하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였다.

배가 큰 파도를 만나고 또 태풍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선원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한다면 그 배는 뒤집히고 만다. 공자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조심해야 할 3계(戒)에 대해 설파하면서 "장년에는 혈기며 체력이 왕성해지기 때문에 남과 다투지 않도록 투쟁심을 조심해야 하고 노년에는 체력도 기력도 시들어 버렸기 때문에 이때에는 탐욕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혹시 투쟁심과 탐욕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자문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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