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으로 치달은 일본의 원전공포가 외환시장을 휩쓸면서 엔화가치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달러당 76엔대로 폭등했다. 주요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충격으로 몰고 간 초유의 엔고 사태 및 일본에 대한 지원책을 논의하기 위해 18일 오전7시(한국시각)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엔화가치는 앞서 16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장외거래에서 한때 달러당 76.25엔까지 급등했다. 이는 고베 대지진 이후인 지난 1995년 4월19일의 전후 최저 환율인 79.75엔을 크게 밑돈 수준이다. 후쿠시마(福島) 원전사태가 악화하면서 일본 내 엔화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투기적 엔화 매수를 부추겼다는 것이 일본 정부와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일본발 원전공포로 엔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되면서 엔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엔화는 17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달러당 78~79엔대에 머물며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장관은 "시장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이날 일본 정부의 엔화매도 개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예기치 못한 엔화가치 급등은 일본뿐 아니라 주요 국가들에도 금융시장 혼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올해 G8 의장국인 프랑스의 요청으로 18일 오전7시 긴급 콘퍼런스콜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크리스티앙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G7이 일본에 대해 금융 면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G7 차원에서의 일본 대지진 및 원전 피해 지원방안과 함께 일본발(發)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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