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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서 생긴 일자리 1만4000명… 신한은행과 맞먹어

■ Hot 이슈-급증하는 수입차에 대한 다른 시각

서울경제신문 12개 브랜드 전수조사

BMW 한 곳만 3326명 달해

사회공헌 규모는 아직 미진… 부품 공임문제 등 해결 시급


정부와 국내 대기업들이 생각하는 수입차는 '얌체'에 가깝다. 제대로 일자리를 만들지도 않으면서 비싼 차를 팔아 이익만 챙긴다는 것이다. 국내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수입차 관련 업계 전체를 일일이 따져보니 달랐다. 서울경제신문이 수입차 한국 법인과 소속 딜러사, 계열 할부금융사 임직원 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수입차 고용규모가 대형 은행인 신한은행과 맞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표 제조업체인 포스코와도 대등한 수준이다.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해외 자동차를 평가하는 달라진 눈이 필요한 셈이다. 다만 사회공헌 같은 분야에서는 여전히 덩치에 걸맞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업체들도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무게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직원 수 신한은행 수준= 서울경제신문이 16일 우리나라에 진출한 12개 해외 수입브랜드의 국내 법인과 그에 속한 109개 딜러사, 5개 계열 전속 할부금융사를 모두 따져보니 3개 부문의 지난해 말 현재 임직원 수는 1만4,200~1만5,400여명 수준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BMW코리아와 아우디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같은 12개 법인의 고용인원은 905명이었다. BMW파이낸셜과 폭스바겐파이낸셜 등 5개 금융사는 297명을 쓰고 있었다.

수입차 업계 고용의 대부분은 수리와 판매를 담당하는 딜러사에서 나왔다.

109개 딜러사 가운데 감사보고서와 기업신용평가사인 나이스평가정보와 이크레더블에 자료가 있는 77개사의 직원 수만 1만1,874명에 달했다.

자료가 확인된 것만 모두 더해도 1만3,076명으로 SK텔레콤(4,253명) 같은 통신사는 물론이고 기업은행(1만2,192명)과 하나은행(9,159명) 등을 가뿐히 제친다.

게다가 자료를 구할 수 없는 32개 딜러사의 채용인원을 같은 브랜드 내 다른 딜러사의 평균을 적용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1,200여명, 많게는 2,000~3,0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국내 최고 은행인 신한(1만4,537명)의 직원과 맞먹고 국내 굴지의 업체인 포스코(1만7,877명)과도 큰 차이가 없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업계 전체의 고용인원도 국내 대형기업과 비슷한 수준이 된 것이다. 단순 수입상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시스템에서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 수입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는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 법인과 딜러사, 금융 계열사까지 합치면 임직원 수가 개별적으로 수천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편"이라며 "수입차 업계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할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BMW그룹 고용 최고, 국내 딜러 수만 109개=임직원 수를 그룹별로 나눠보면 BMW가 수입차 업체 중에서는 단연 고용인원 수가 많았다. 7개의 딜러사만 3,069명을 채용해 쓰고 있었고 BMW코리아 직원도 164명으로 국내 수입차 법인 중에서는 가장 많았다. BMW파이낸셜(93명)까지 더하면 3,326명에 달한다.

BMW 다음으로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 소속 딜러사의 고용인원이 2,100명대였다. 도요타 같은 일본 업체 딜러사는 516명 수준이었다.

한국 법인에서는 BMW에 이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154명)와 벤츠코리아(139명), 한국토요타(118명), 크라이슬러코리아(73명) 등의 순이었다. 혼다코리아(66명)과 한국닛산(47명), 재규어랜드로버(38명)은 50명 안팎이었고 가장 적은 곳은 볼보자동차코리아로 21명에 그쳤다.

할부금융사에서는 BMW파이낸셜과 벤츠파이낸셜(82명)이 많았지만 5개사 모두 직원 수는 100명이 안 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국내 딜러사 수가 총 10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국내 딜러사 겸 푸조와 시트로엥의 수입사를 하고 있는 한불모터스가 재하청 개념으로 판매지역을 작게 쪼갠 딜러 업체 18개(중복업체 제외)를 더하면 최대 127개까지 늘어난다.

◇사회적 역할 더 해야=업계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이들의 달라진 위상을 일정 부분 인정해줘야 한다고 보면서도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가장 많이 나오는 비판이 사회공헌이다. BMW코리아를 포함해 벤츠 등이 예전보다 사회공헌에 쓰는 돈을 늘리고 있지만 이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부품과 공임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포함해 사회공헌을 더 늘려야 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시장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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