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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오마하의 현인' 명성 무너지나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가운데 한명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계열사가 연루된 보험 부정거래와 관련해 11일 (현지시간)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는다. 버핏 회장은 기업가치에 바탕을 둔 투자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을 뿐만 아니라 명예와 정직성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으로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오마하는 그가 태어나 자랐고 현재도 거주하고 있는 네브래스카주의 도시. 최근 연이어 터져나온 기업 스캔들의 와중에서 기업윤리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관해 버핏 회장의 자문을 얻으려는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오마하행이 러시를 이루기도 했다. 버핏 회장의 말 한마디는 미국 경영자들에게 '금과옥조'로 통했으나 이제 그는 사정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이익을 챙기기 위해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파렴치한 기업인'으로 낙인찍힐 위기에 놓이게 됐다. 연방 법무부와 뉴욕주 검찰, 증권규제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관들이버핏 회장을 상대로 조사할 내용의 핵심은 버크셔 해서웨이 계열 재보험사인 제너럴리와 세계 최대 보험업체 AIG의 재보험상품 변칙거래를 버핏 회장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다. 지난 2000년 4.4분기와 2001년 1.4분기 AIG는 제너럴 리와의 한정보험상품 거래를 통해 보험료로 5억달러를 받았으며, 손실위험이 거의 없는 이 돈은 부채로 기재돼야 했지만 AIG는 이를 매출로 기재함으로써 재무실적을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제너럴 리는 AIG와 공모해 이와 같은 변칙적인 장부 처리를 도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AIG와 제너럴 리의 거래에 관한 당국의 조사는 복잡한 기술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AIG는 이미 제너럴 리와의 거래가 부적절했음을 시인한 바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버핏 회장이 혐의선상에 올라 있는 것은 아니다. 그를 조사하는 사정당국의 조사관들도 그가 용의자가 아니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받게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조사의 초점은 버핏 회장이 계열사인 제너럴 리와 AIG의 부당거래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맞춰져 있다. 그가 부당거래를 주도하지는 않았더라도 내용을 알면서 사전에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펼치지 않았다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게 된다. 그러나 버크셔 해서웨이측은 버핏 회장의 사전인지 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버핏 회장이 제너럴 리 경영진으로부터 AIG와의 거래내용에 관해 사전보고를 받았음을 입증하는 e-메일과 메모가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는 로널드 퍼거슨 당시 제너럴 리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언론에 흘린 것이며 완전한 날조라는 주장도 있다. 버핏 회장 자신도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1월 사내에 배포한 메모를 통해 "버크셔는 돈을 잃을 여유는 있어도 명성을 잃을 여유는 없다"면서"우리는 이러한 명성의 보호자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에게 합당한 명성을 찾게 될것"이라고 말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고질적인 보험업계 비리를 뿌리뽑으려는 사정당국의 의지도 강해 이미 낙마한 보험업계의 거물 모리스 그린버그 AIG 회장에 이어 버핏 회장이 다음 희생양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업계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버핏 회장이 이번 조사에서 제너럴 리와 AIG의 거래는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은 몰랐다는 '절충형'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에도 '기업윤리의 전도사'로서 버핏 회장의 명성에는 상당한 흠집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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