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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9월 30일] 중국식 위안貨 국제화

지난 28일 중국 인민폐(위안화) 역사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이 본토 밖인 해외(홍콩)에서 처음으로 60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한 것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야 늘 있는 일이지만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향한 거보였다. 위안화를 글로벌 시장에 처음으로 내놓음으로써 궁극적으로 세계 기축통화를 향해 가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력과 군사력의 패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 잡았듯 중국 정부도 지금은 국제시장에서 미약한 위안화가 슈퍼 경제 대국을 기반으로 글로벌 통화로 커질 수 있다는 기대 아래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는 국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이른바 자유태환 통화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무역거래가 아닌 자본거래로서의 위안화 거래를 금지시킨데다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적용하고 있다. 무역확대와 안정적 경제성장을 위해 위안화를 시장에 내버려두지 않고 묶어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가능한 부분부터 위안화 국제화를 향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국제화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중국의 오늘날 경제성장을 이끈 개혁ㆍ개방의 지도자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떠오른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의미로 경제성장을 위해서 쓸데없이 방법론적 논쟁할 필요가 없다는 실용 정신이 배어있는 말이다. 위안화 국제화에도 이 같은 흑묘백묘론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홍콩ㆍ마카오 등의 무역거래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세안, 대만 등 인접국으로 확대함으로써 자연스레 위안화의 국제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서구가 주장하는 것처럼 자본시장을 먼저 개방해야 국제화를 이룰 수 있다는 개념도 중국 입장에서는 하나의 방법론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중국이 수출 주도형 경제에다 내수 소비 시장까지 확대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8%의 고속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내년부터 아세안 등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며 위안화 경제블록은 더욱 확대될 것이 자명하다. 중국의 무역 규모는 개혁개방 초기인 1980년 381억달러에서 지난해는 2조5,617억달러로 급증했다.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해 경제 기적을 일군 것처럼 위안화 국제화도 무역 블록 확대라는 호랑이 등을 타고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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