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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진화시대 약속한 이명박 정부의 출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참여정부에 이어 앞으로 5년 동안 국정을 이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다. 신발전체제 구축을 통해 선진화시대를 열겠다는 취임사대로 이명박 정부의 시대적 소명은 경제활성화와 선진국가 건설이다. 이명박 정부가 펼쳐나갈 정책기조와 성격은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의 행보와 정부조직개편을 비롯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활동, 청와대 장관 내정과 청와대 비서진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은 앞으로 구체화되겠지만 이른바 MB노믹스의 핵심은 기업규제 혁파와 작은 정부를 통해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경제를 살린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작고 효율적인 정부의 경우 정치적 이유로 당초 계획에 비해 크게 후퇴함으로써 현재로서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규제개혁을 비롯한 많은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과연 경제활성화에 성공해 선진국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환경 오랫동안 소득정체와 양극화, 일자리 부족, 부동산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민 입장에서는 이명박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내외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경제살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불안과 함께 경기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와 곡물가격이 치솟고 있다. 오일쇼크에 원자재 파동, 식량파동이 겹친 형국이다. 여기에다 오랫동안 세계경제 호황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중국이 심각한 물가상승 압력에 시달리면서 고성장 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실정이다. 장기간에 걸친 세계경제의 황금기가 막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대내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앞으로 기업환경을 개선한다지만 설사 규제개혁에 성공하더라도 바로 기업투자 증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내 및 글로벌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개발연대 초기와는 달리 개방화된 지식경제시대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대거 창출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가 쉽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성장동력 산업은 기술과 시장면에서 초기단계이고 몇몇 토목공사를 통해 경기를 띄우기에는 우리 경제의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다 소득과 자산양극화가 심화됨으로써 사회불안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균형발전 등을 명분으로 참여정부가 대못질해놓은 많은 사업들을 수습하고 정리하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의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다. 이런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비상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시작부터 새 정부의 장관 후보자들과 청와대 비서진이 교수모임ㆍ강남부자들이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가 부동산투기 의혹, 논문표절 시비, 도덕성 논란 등에 휘말리게 된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능력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규제혁파와 방만과 비효율이 도를 넘은 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 부문 개혁과 같은 난제들을 풀어나가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돼야 하고 그러한 리더십은 국민의 신뢰와 존경심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실망을 사고 있다. 만사라는 인사에 대한 잡음이 많고 신뢰를 받지 못하면 어려운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딪히게 되는 정치적 갈등은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동참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 국민 위한 희생적 리더십 절실 교육과 인력양성, 지식과 과학기술, 제도와 시스템이 중요한 21세기에 맞는 리더십과 정부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이명박 정부의 과제로 꼽힌다. 토목공사와 같이 눈에 보이는 가시적 결과물에 집착하고 밀어붙이기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 그 이상의 품격 있는 가치실현을 위해 과정을 중시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기술, 투명성 확보와 신뢰기반 구축, 후진적인 제도와 시스템의 선진화를 통해 국가와 사회의 작동원리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선진 공동체문화를 창출하고 살고 싶은 나라는 만드는 길이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는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출범했다. 집권의 기쁨이나 축하 분위기에 들떠 있기에는 여건이 안 좋다. 상황을 직시하고 미래를 위한 희생적 리더십의 발휘를 통해 국정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경제를 살려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고 국민을 받드는 정부가 되겠다는 초심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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