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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추천·음원 사재기 원천 차단한다

시장 왜곡 위기의식 커져 "업계 자정·노력으론 한계









대중음악 시장을 왜곡하는 '음원 사재기'와 '음악 추천제'를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수 이승환이 최근 언론에서 음원 사재기 브로커 폐해를 언급하는 등 시장 무질서가 잇달아 부각되면서 차제에 제도적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회에서는 공정한 음악시장 촉진을 위해 관련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우리나라 음악시장 규모는 세계 8위이며 K-팝(Pop)의 위상이 떨어지지 않도록 음악 생태계가 공정성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며 관련 법을 곧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음원 사재기 등 시장 무질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묵은 숙제임에도 업계 자체적으로 해결되지 않고있는 만큼 이제는 외부에서 메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위기 의식을 반영해 지난 13일 CJ E&M 등 음원 회사와 문화체육관광부, 국회의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음원 사재기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긴급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음악시장의 공정한 질서 회복를 위해 음원 유통 플랫폼 개선이 불가피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참석자들은 시장 왜곡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음악 시장이 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아티스트와 매니지먼트사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홍보 창구는 음원 사이트다. 특히 음원 사이트의 순위는 지상파 방송사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매니지먼트사들이 이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기 위한 방편으로 음원 사재기가 생겨나고,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브로커까지 생겨난 것이다. 브로커들을 고용해 스트리밍 횟수를 비정상적으로 늘리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셈이다. 이에 대해 신원수 로엔 대표는 "비정상적인 음원 스트리밍 트래픽을 걸러내는 필터링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음원 유통뿐 아니라 제작도 겸하고 있는 플랫폼 회사들의 음악 추천제도 도마에 올랐다. 주요 음원 유통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CJ E&M. KT뮤직 모두 현재 멜론, 엠넷닷컴, 지니뮤직 등 음원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자사가 제작 유통하는 음원을 추천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악업계의 폐해로 지적된 '끼워팔기형' 추천 서비스에 대해 시장을 지배하는 사업자(로엔)가 변하지 않는 이상, 국내 음악 시장의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로엔은 음원시장의 52%를 장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멜론은 현재 추천곡을 음원 차트 순위를 보여주는 화면 가장 윗부분에 배치하고 있으며, 멜론 회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상위 100곡 전체 듣기에서는 추천음악을 가장 먼저 듣게 만들어 놓은 것. 김민용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각 음원 사이트들은 차트 위에 '음악 추천 서비스'를 배치하고, 교묘하게 '음원 추천곡' 끼워팔기를 자행했다"며 "예를 들면 '차트 TOP100' 전체 듣기를 클릭했을 때 소비자들이 원하지도 않은 추천곡이 플레이리스트에 반영되는 식이며 이미 차트에 반영됐던 추천곡은 2번 재생이 되면서 차트 순위가 더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진규 로엔엔터테인먼트 대외협력 실장은 "음원을 비롯한 콘텐츠들이 디지털화돼 공급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나왔는지 알 수 없으며 추천제도 이런 관점에서 소비자에게 음원을 소개하는 큐레이션을 하는 것"이라며 "소비자 취향에 맞게 추천제를 개선하는 방향에 대해서 논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업계의 해명 논리를 떠나 음악 시장 왜곡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지배적 견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무의식적으로 톱100곡 재생을 누르게 되는데 이미 왜곡된 차트로 음악을 듣고 있는 것 자체가 선택권 및 감상권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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