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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5차원 미래 우주개발 전쟁

미래戰, 육해공+우주·사이버戰 우주 개발은 자주 국방의 기틀









10월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은 조선 제4대 임금 세종이 지난 1443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이름으로 창제해 1446년 반포한 문자다. 4년 전 '뿌리 깊은 나무'라는 인기 드라마에서 세종이 "글자를 알면 백성도 힘이 생긴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발언의 사실 여부를 떠나 필자는 큰 감동을 받았다.

어려운 한자 문화를 통해 일부 사대부들이 독점하고 있던 정보 및 권력을 '쉬운 한글'을 통해 일반 백성에게 나눠주겠다니. 왕권 강화 목적이 아닌 백성을 위한 통치철학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한글 창제의 이유가 백성을 어여삐 여기고 나눔과 소통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니 세종은 진정 '대왕'이라 칭할 만하다.

한글뿐 아니다. 세종 대는 우리 역사에서 최고의 과학기술 융성기였다. 특히 로켓 추진 화살인 신기전(神機箭)의 개발이 그렇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신기전은 거북선과 함께 비장의 무기로 활용됐다. 행주대첩 승리의 숨은 원동력이기도 하다.

가장 큰 크기의 대(大)신기전은 압록강과 두만강 중류 지방에 있던 4군6진에서 여진족의 침략을 막기 위해 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발해 멸망 후 축소됐던 영토가 다시 두만강 및 압록강 유역으로 확대됐다.

사대외교로 쉽고 편한 길을 갈 수 있었는데 세종은 왜 굳이 신기전을 개발하려고 했을까. 사대외교를 통한 당대의 안일보다는 자주 국방을 통해 후세 백성들에게 자존감과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시공을 초월한 소통의 노력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2008년 필자는 정부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2007년 12월부터 '대신기전 복원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마침내 대신기전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하고 2009년 10월 국제우주대회(IAC)에서 발표했다. 종이로 만든 화약 로켓인 대신기전의 위용 앞에서 외국 학자들은 15세기 한국의 로켓 기술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조선시대 중반 이후로는 대신기전의 자취가 역사에서 사라졌을까. 대신기전을 개발한 조선시대의 로켓 기술이 현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발사를 위해 러시아의 힘을 빌려야만 했을까. 그것은 바로 국가지도자의 통치철학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세종대왕은 백성을 위한 정치를 했지만 왕권 강화를 위한 통치를 한 왕들은 반역에 쓰일 수도 있는 대신기전의 위력에 지레 겁이 나 폐기 처분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한 이유다.

미래 전쟁을 5차원 전쟁이라고 한다. 육해공 3차원에 우주와 사이버 전쟁을 포함해 5차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군은 미군의 도움 없이 독자적인 우주 작전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공군이 주장하는 '우주군 양성'도 아직 제대로 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 국가 중에서 가장 취약한 한국의 우주개발 능력이 5차원 미래 전쟁 양상에서 자주국방에 걸림돌로 작용할까 두렵다. 신기전 개발의 후예들이 한반도 주변의 우주 강국 열강에 밀려 이리저리 휘둘린다면 세종대왕에게 무슨 면목이 설까.

과학기술 진흥을 통해 자주국방을 실현하고 국가 영토를 확장시킨 세종대왕과 그의 소통의 리더십이 더욱 그립다. 이제는 5차원 미래 전쟁 양상을 대비해서라도 하루빨리 우주개발 능력을 일취월장시켜야 한다.

우주개발 능력은 미래 자주국방의 기틀이며 한반도 주변 전쟁 억지력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허환일 서울경제 객원기자·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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