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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필의 음악 이야기] 프리마돈나

오페라에서 여자 주역 성악가를 '프리마 돈나'라고 한다. 주인공을 맡은 소프라노를 일컫는 말인데 프리마(Prima)는 첫째, 으뜸이라는 뜻이고 돈나(Donna)는 여성, 숙녀라는 의미다. 또한 명성을 지닌 뛰어난 여류 성악가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오페라에서 프리마 돈나의 위상은 뭐라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언제나 최고의 개런티를 받는 유명 테너들을 개런티 액수로나 인기와 명성으로도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물론 모든 주역 소프라노들이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 역사상 진정한 프리마 돈나라 불리워지는 여자 성악가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소프라노는 보통 4가지 스타일로 구분된다. 첫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인데 여기서도 리릭 콜로라투라와 드라마틱 콜로라투라로 나뉜다. 리릭 콜로라투라는 고음에서 대단히 빠르고 경쾌한 소리를 낸다. 마치 종달새가 지저귀는 것 같다. 드라마틱 콜로라투라는 고음 부분, 특히 빠른 음의 연속진행(스케일)을 유연하고 힘차게 노래한다.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이 그 대표적인 예다.

둘째 리릭 소프라노 스타일은 그 음성이 따뜻하고 밝다. 그러면서도 슬픈 표현이 가능하다. 음량이 풍부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뚫고 멀리 나간다. 일반적으로 청순 가련형 주인공 역할을 많이 맡는다.

그리고 세번째 스핀토(Spinto) 소프라노는 리릭 소프라노와 거의 유사한 음역대를 노래하지만 보다 밝은 음색을 가지고 있다. 또한 드라마틱한 절정의 순간에 음을 강하게 밀어 붙여 소리로서 큰 감동을 준다.



마지막 네번째 드라마틱 소프라노는 소프라노의 음성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성량이 매우 커서 가장 큰 4관편성 크기의 오케스트라와 같이 연주해도 그 존재감이 확실하다. 하지만 감성적인 면도 풍부해서 호소하는 듯하면서도 감정을 폭발하듯 내뿜는다. 바그너 작품을 주 레퍼토리로 갖는 경우가 많다.

오페라 역사는 이미 500년이 되었다. 그 유고한 세월 속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소프라노들이 존재했을 것이고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독자들께서는 한두명의 소프라노 이름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 '마리아 칼라스'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장담한다. 프리마 돈나의 계보 중 마리아 칼라스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1922년에 태어나 1977년 55세의 짧은 일기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마리아 칼라스. 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그녀와 견줄만한 소프라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음악계에서 소프라노의 역사를 마리아 칼라스(B.C.= Before Callas) 전,후로 비교해 쓰겠는가!

마리아 칼라스를 프리마 돈나 중의 프리마 돈나라고 일컫는 시각은 이미 정설이 되어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성악가로서 그녀의 탁월한 능력 때문인데 위에 기술한 여러 스타일의 소프라노 역할을 모두 훌륭히 소화해 냈기 때문이다. 그녀는 중, 저음에서 소프라노를 넘어 마치 메조 소프라노의 음색과 같은 풍부하고 깊은 소리를 내고, 극고음으로 가면 갈수록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스킬과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그렇다 보니 메조소프라노의 대표적인 역할인 카르멘을 음반으로 남기기까지 했고 거의 모든 주요 오페라의 여주인공 역을 해냈다. 또한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그녀의 주 레퍼토리였던 오페라 '토스카'의 명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가사처럼 노래를 통해 세상에서 모든 것을 얻었으나 사랑 때문에 파멸을 자초한 삶을 살았다. 일과 삶에 있어서 그녀는 모든 에너지를 불살으며 살았고 그러한 그녀를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리마 돈나라 부른다.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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