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15-10분으로 쪼개… 티오프전 55분간 '나만의 연습'
롱 퍼트로 시작… 거리감 좋아져 평균퍼트수 16위서 1위로 껑충
올 목표 올림픽 출전·메이저 첫 승
日인기 비결? 자주 웃었을 뿐인데…
"롱 퍼트 연습에 시간을 투자하면서 성적이 좋아졌습니다."
'보미짱' 이보미(28)가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접수한 비결 중 하나로 퍼트를 꼽았다.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보미는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5시즌을 돌아보고 올 시즌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JLPGA 투어에서 시즌 7승을 거두고 2억엔이 넘는 상금으로 일본 남녀 투어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이보미. 그의 부문별 기록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평균 퍼트 수다. 홀당 평균 1.75차례 퍼터를 사용한 이보미는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14년에는 16위(1.79타)였으니 퍼팅으로만 전년 대비 라운드당 0.72타 정도, 3~4라운드인 한 대회로 치면 2.16~2.88타를 줄인 셈이다. 이는 평균타수 1위(70.19타)와 상금왕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보미가 공개한 비결은 롱 퍼트 연습. 경기 당일 티오프 전에 55분간 연습한다는 이보미는 이 시간을 공식처럼 10-20-15-10분으로 쪼갠다. 첫 10분을 10~20걸음 정도의 롱 퍼트에 할애한다는 그는 "그전까지 잘 하지 않던 먼 거리 퍼트 연습을 늘리면서 거리 감각이 아주 좋아져 타수가 낮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거리 감각을 잡으면 너무 길거나 짧게 치지 않아 3퍼트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10분의 롱 퍼트 연습을 마치면 연습장으로 이동해 20분간 샷 연습을 한다. 아이언 샷은 경기 전 짝수 번호 클럽을, 경기 후 홀수 클럽을 중점적으로 가다듬는다고 했다. 다시 연습 그린으로 돌아와 15분간 어프로치 감각을 끌어올리고 마지막 10분간 10걸음 이내의 짧은 퍼트 연습으로 마무리한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하고 일본에 진출한 지 5년 만에 일본 상금왕에 오른 이보미는 올해 후원업체가 9개로 2개 더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자에만 혼마골프를 비롯해 LG TV, 코카콜라, 일본 마스터스 골프장과 건설업체인 볼텍스 등 5개의 로고를 부착한다. 여기에다 상의에 의류업체 르꼬끄, LG 휴대폰,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 게임업체 반다이의 로고가 붙는다. 스릭슨 골프볼과 골프화(미정) 계약이 추가된다.
성적과 수입에서 '홈런'을 날린 이보미지만 "올해가 도전의 해가 될 것"이라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가 밝힌 목표는 리우 올림픽 출전권 확보와 J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포함한 3승 이상 달성이다. 이날 현재 올림픽 골프 여자부 랭킹은 15위. 국가별 최다인 4명이 출전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보미의 한국 선수 중 순위는 8번째다. "앞에 7명이 있지만 아직 포기하기 이르다"는 그는 "출전선수가 확정되는 7월11일 이전에 (랭킹 포인트가 높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3개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말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 그리고 LPGA 메이저대회인 4월 ANA 인스퍼레션과 7월 첫주 US 여자오픈에 초청을 받아 출전한다.
일본 내 아이돌급 인기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면서 "국내에서와 똑같이 자주 웃고 갤러리나 대회 관계자들과 눈인사를 나눴을 뿐인데 기존 한국 선수들의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와 달라서인지 예상치 못했던 관심을 받게 된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오는 15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떠나는 이보미는 한 달간 훈련을 소화한 뒤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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