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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추락에 글로벌 경제 '디플레 망령'

유가 하락→신흥국 경제침체 가속

보유외환 급감 금융시장 불안 고조

선진국마저 인플레 하락 압력

美 셰일업체 연쇄도산 우려도


"격변의 한 해(cataclysmic year)를 맞고 있다. 글로벌 디플레이션 위기에 대비해 신용도 높은 안전 채권을 빼고 모든 자산을 팔아라."

12일(현지시간)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경고다. 최근 중국발 리스크 등으로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고 국제 유가가 추락한 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수개월 전과 비슷한 양상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 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징조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유가 급락으로 신흥국의 경제 침체를 가속화하고 회복세가 취약한 선진국마저 인플레이션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디플레 망령이 덮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이 유가 급락에 재정적자 증가, 국가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외국인 자금 유출, 중국 경기 둔화 등 이미 이른바 '칵테일'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크다. 당장 나이지리아·남아프리아카공화국·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 등 여러 신흥국이 통화가치 폭락을 방어하느라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자원 신흥국들의 국가 부도 위험은 갈수록 급등하고 있다. 12일 현재 베네수엘라의 5년 만기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하루 만에 830.62bp(1bp=0.01%포인트) 급등한 6,266.56bp를 기록했다. 또 석유 수입 감소로 재정 긴축 정책을 실시하면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는 "인도를 뺀 모든 브릭스(Brics) 국가의 경제가 둔화되고 있고 24개 주요 신흥국의 3분의1가량이 구조적인 경기 둔화에 처했다"며 "투자가들 인식도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되고 신용 거품이 터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역시 유가 하락을 반길 만한 처지는 아니다. 통상 미국·유럽 등의 경우 유가 하락에 따른 소비증진 효과가 더 크다고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주요7개국(G7)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932년 대공황 이래 처음으로 모두 2% 아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미 셰일업체들의 연쇄 도산이 발생할 경우 성장률이 다시 꺾일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해에도 미국 석유업체의 투자 감소는 미 성장률을 0.4%포인트 하락시켰다"며 "유가 하락은 미 경제에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전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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