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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지식의 비대칭과 시장실패-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홍익대 교수


재닛 옐런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남편이자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버클리대의 조지 애컬로프 교수가 1970년 논문 '레몬 시장:품질의 불확실성과 시장 메커니즘(The Market for Lemons: Quality Uncertainty the Market Mechanism)'에서 정보 비대칭성 문제와 이로 인한 소비자 선택의 왜곡 가능성을 제기한 후 금융시장에서의 정보비대칭 문제 해결은 시장실패 방지를 위한 금융정책의 핵심 목표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현재는 시장참가자들이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어느 정도 조성됐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시장의 발전이 곧 소비자들이 거래상대방인 금융회사를 충분히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일반기업이나 개인이 금융회사와 금융상품 거래를 할 때는 아직도 많은 경우 '질 나쁜 상품(lemon)'을 거래하는 듯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그렇다고 금융회사가 금융상품과 관련한 정보를 숨기는 등 위법을 저지를 리도 만무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이는 아마도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정보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즉 정보의 비대칭뿐만 아니라 지식의 비대칭도 금융시장의 실패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인 것이다.

그동안 금융시장에서의 지식비대칭 문제는 정보비대칭 문제에 비해 그리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아마도 이는 지식을 충분히 갖지 못한 것의 귀책사유가 금융소비자에게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소비자가 노력만 하면 충분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견해는 금융회사 중심의 매우 무책임한 견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금융시장이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 관련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은 과도할 정도로 커져 왔다.



이제는 금융시장의 지식비대칭 문제를 금융시장의 중요 화두로 삼아 이의 해결을 명시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기초 금융지식 습득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금융교육과 함께 고도의 금융지식이 없는 기업과 개인도 큰 어려움 없이 필요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금융시장의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 금융시장 진화의 한 축이 다양한 금융거래 선택권의 보장이라면 다른 한 축은 쉽고 단순한 금융거래 선택권의 보장이 돼야 한다. 또한 최근 일고 있는 핀테크 열풍은 금융이 기업 및 개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현재 우리 금융시장이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지식비대칭 문제의 해결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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