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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냥꾼에 백기 든 '복사기' 강자 제록스

칼 아이칸 요구에 하드웨어와 서비스 부문 분사할 듯

100년 전통의 사무기기 제조업체 제록스가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공격에 백기를 들었다. 칼 아이칸의 요구대로 기업을 하드웨어와 서비스 부문으로 쪼개고 서비스 부문에 아이칸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로써 사무기기 제조와 비즈니스 서비스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 한 제록스의 계획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록스가 오는 29일 실적을 발표 직후, 사무기기 제조 부문과 서비스 운용 부문을 분리하는 내용의 사업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두 부문 모두 주식시장 상장은 유지된다. 칼 아이칸은 서비스 부문을 분리해 설립하는 법인의 의사회에서 3개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칼 아이칸은 지난해 11월 제록스의 지분 8.1%를 매입했다고 공개하면서 단숨에 뱅가드그룹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이번 분사로 제록스는 사실상 지난 2010년 약 60억달러에 ‘어필리에이트 컴퓨터 서비스’를 인수하기 이전으로 회귀하는 셈이 됐다고 WSJ는 전했다. 어필리에이트 컴퓨터 서비스는 정부나 기업에 콜센터와 백오피스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제록스의 서비스 부문으로 통합됐다.

칼 아이칸은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부문을 떼어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시장에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록스의 서비스 부문은 지난해 성장세를 지속한 반면, 전통적인 사업분야인 사무기기 제조분야에서는 부진했다. 제록스는 사무기기 제조분야의 부진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연간 매출(200억달러)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해에만 주가가 4분의 1이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도 13% 빠졌다.

칼 아이칸은 최근 수익성이 높은 부문과 낮은 부문이 혼재된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두 부문의 분사를 관철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둬왔다. 대표적인 기업이 지난해 전자결제업체인 페이팔을 분사한 이베이다. 휴렛 패커드도 최근 서버·소프트웨어에 촛점을 맞춘 서비스 분야를 휴렛 패커드 엔터프라이즈라는 회사로 분리한뒤, 컴퓨터 제조 분야를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시장에서 제록스의 분사를 두고 ‘칼 아이칸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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