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교라인에서는 이슬람 국가인 이란 방문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복장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이런 방침을 정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23일 전했다.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 결정은 양국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방문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은 취임 후 두 번째가 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중동 4개국 순방 중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슬람 사원인 그랜드모스크를 방문했을 때 히잡의 일종인 ‘샤일라’를 쓴 적이 있다.
다만, 이번에는 이란 체류 기간 내내 사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UAE 때와는 다르다.
1979년 이란혁명으로 친서방적인 팔레비 왕조가 붕괴된 이후 이란은 ‘정교일치 이슬람 공화국’이 됐으며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경우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가리는 것 의무화돼 있다.
실제 이란측은 박 대통령의 방문 문제가 협의될 때부터 박 대통령이 이슬람 문화에 맞게 복장을 착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이 비(非) 이슬람 국가 여성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란을 찾는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여성 정상으로는 방글라데시의 세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비동맹회의 참석차 2012년에,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가 1995년 이란을 공식방문했으나 두 정상 모두 이슬람이 국교인 나라 출신이다.
앞서 지난달 이란을 찾았던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란 방문 중에 히잡을 사용했으며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도 지난해 이란 방문시 히잡으로 머리를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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