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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노인 살린 AI 심전도 측정기…의료공백 메운 디지털 헬스
산업 기업 2025.08.08 17:30:51전라남도 신안군 매화도에 거주하는 80대 여성 김복순 씨는 뷰노(338220)의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 ‘하티브 P30’을 사용하던 중 이상 증상(심실조기박동을 동반한 동리듬)을 발견했다. 김 씨의 생체신호는 의료 취약지의 만성질환자를 관리하는 광주광역시 선한병원과 매화도 보건진료소에 전달됐고 이상을 감지한 병원과 진료소는 김 씨에게 정밀 검사를 권유했다. 김 씨는 이후 전남 목포시 병원을 찾아 중증 대동맥판 역류 진단을 받았고 고난도 시술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도권 심장전문병원으로 전원해 적기에 필요한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이 의료 취약지에서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뷰노의 하티브 P30은 심전도 신호를 측정 및 분석해 부정맥 위험성이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휴대용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다. 손바닥 만한 크기에 휴대가 간편해 언제 어디서든 30초 내에 간단하게 심장 신호를 측정해준다. 뷰노는 정부의 ‘의료 취약지역 고령자 대상의 비대면 의료서비스 실증 사업’ 주관 기관인 선한병원의 파트너사로 선정돼 김 씨처럼 도서산간 지역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씨는 “하티브 기기가 생각지도 않게 심장이 나쁘다고 해서 당황했는데 목포 병원에 가보니 심장 문 4개 중 1개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덕분에 심장 스텐트(망) 삽입술을 받아 앞으로 30년은 끄떡없다고 하니 하티브 기기와 보건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의료 취약지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것은 그만큼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농어촌과 도서 지역이 많아 의료 접근성이 낮은 전남의 경우 의료 서비스를 공중보건의에 크게 의존해왔지만 이제는 이마저 줄어들고 있다. 올해 전남에 배치된 공보의는 477명으로 전년 대비 10.7% 줄었고, 특히 의과 공보의 수는 2010년 474명에서 15년 만에 179명으로 3분의 1 수준이 됐다. 전남 도의원들은 공보의들의 긴 복무 기간을 원인으로 보고 최근 정부에 복무 기간 단축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예하 뷰노 대표는 “앞으로 AI 기술로 누구나 일상에서 건강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AI가 의료 불평등 해소에 기여해 기술 가치를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 AI 기술은 응급 환자들의 골든타임 확보에도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뇌졸중은 치료 수십 분 차이로 후유 장애가 생길 수 있어 골든타임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전문 인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비수도권 지역의 전문 의료 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전체 뇌졸중 환자의 50%는 해당 진료권에서 정맥 내 혈전 용해술, 동맥 내 혈전 제거술 등 뇌졸중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없다. 뇌졸중 환자 중 자신이 거주하는 시도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비율은 전체 70개 진료권 중 33곳에서 평균 이하였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제이엘케이(322510)의 대혈관폐색 검출 솔루션 ‘JLK-LVO’와 의료용 애플리케이션 ‘스냅피’ 등 뇌졸중 검출 기술이다. JLK-LVO는 컴퓨터단층촬영(CT) 뇌혈관 영상을 분석해 의료진이 뇌졸중의 가장 심각한 유형인 대혈관폐색 수술 필요성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스냅피는 응급의학과·신경과·신경외과 등 의료진 간 AI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실시간 대화로 빠른 협진을 돕는다. 의료 취약지에서 전문 의료진 부재로 뇌졸중 환자의 긴급 시술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 스냅피에 CT 영상을 올리면 협진 병원은 AI 분석 결과를 전달받고 빠르게 시술 계획을 수립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코어라인소프트(384470)도 AI로 뇌출혈·폐색전증·대동맥박리 등 고위험 응급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3종 솔루션으로 의료 취약지 내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응급 진단 특화 제품인 ‘에이뷰 뉴로캐드’는 응급실에서 촬영한 뇌 CT 영상에서 뇌출혈 의심 부위를 자동 탐지, 표시해 의료진이 신속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원광대병원·인하대병원 등 약 20개 병원에서 도입해 운영 중이다. 루닛(328130)은 응급실에서 흉부 엑스레이 AI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을 활용했을 때 응급환자 분류 시간이 77% 단축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AI가 응급 환자를 분류하는 데 걸린 최소 처리 시간도 0.2초로 실제 의료진(1.7초)보다 빨랐다. -
아프리카서 AI로 결핵 진단…개도국 의료 질도 개선
산업 기업 2025.08.08 17:32:38국내 업체의 의료 인공지능(AI) 기술은 개발도상국에서도 환자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활발히 참여하며 공공의료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을 주는 루닛(328130)이 대표적이다. 특히 고난도 결핵 진단에서 루닛은 전 세계 주요 AI 솔루션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면서 잠재력을 입증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지난해 아프리카 14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의료 AI 제품 ODA 사업 협약을 맺었다. 구매 의향서를 전달받고 아프리카 현지에 루닛의 AI 소프트웨어를 보급하는 것이 골자다. 중장기적으로 아프리카 공공의료 질적 수준 개선과 환자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루닛은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이집트·튀니지 등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해 현지 유통사들과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의료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가 암 검진 사업과 폐결핵 진단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정부간거래(B2G)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관련 깊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올해로 세계경제포럼(WEF)에 네 번째 참석해 주요국 정부 관계자와 만나 B2G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루닛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다수 국가의 암 검진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및 사우디 세하(SEHA) 가상병원의 파트너로서 올 6월 이슬람 최대 종교 행사 ‘하지(Hajj)’ 성지순례 기간 의료 검진 지원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폐결핵 진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신규 결핵 진단 환자 수는 연간 750만 명에 이르며 이 중 대다수가 개도국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엑스레이 촬영 비용이 비싼데다 촬영을 해도 판독할 의사가 절대 부족해 개도국에서는 결핵 진단의 난도가 높다. 2023년 약 30억 2000만 달러(약 4조 2000억 원)였던 글로벌 결핵 검사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4.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세계적으로 AI 결핵 진단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루닛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은 가장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 연구팀이 결핵 유병률 조사에 쓰인 774명의 흉부 엑스레이 데이터를 활용해 전 세계 12개 AI 솔루션의 성능을 비교한 결과 대표적 성능 평가 지표인 정확도(AUC)에서 루닛 인사이트 CXR이 가장 높은 0.902를 기록했다. WHO의 AI 솔루션 검출 성능 목표치에도 가장 근접했다. -
AI 활용한 원격협진…이용자 90%가 70대
산업 기업 2025.08.08 17:29:16정부가 2017년부터 시행 중인 ‘의료 취약지 원격 협진 지원 사업’이 한 번 이용할 때마다 평균 병원 방문 시간은 2시간 21분, 비용은 2만 6789원 절감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섬·격오지 등 의료 취약지에서 지역 보건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의료인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원격 협진 서비스를 제공해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8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 취약지 원격 협진 지원 사업 이용자들은 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비용 면에서 높은 체감효과를 봤다고 응답했다. 이 사업에는 2025년 기준 9개 시도에서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 민간 병의원 등 794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대상은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원격 협진으로 지속적인 진료, 건강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자로 자격 요건 내에서 거동불편자·고령자·독거노인·의료급여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우선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 결과 서비스 이용자 중 70대 이상 고령층이 90.3%, 초졸 학력 이하가 77.6%로 건강 정보 문해력이 낮았다. 이용자 69.4%는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었다. 이들의 지난해 서비스 만족도는 85.2점, 향후 이용 의향은 87.0점으로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응답자의 93.9%는 지역 내 원격 협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81.6%는 타인에게 해당 서비스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원격 협진 지원 서비스로 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과 비용 부담이 실질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0.8%는 원격 협진이 병원 방문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또 1회 이용 시 평균 2시간 21분, 의료비 2만 6789원이 절감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 이용 이후 건강 상태 인식과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주관적 건강 상태는 전년보다 5.8점 상승한 49.6점, 건강 관리 도움 정도는 3.3점 높아진 82.8점이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공공형 디지털 헬스케어 강화를 목표로 ‘AI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어르신 건강 관리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방문 건강 사업과 통합해 운영하며 이 사업에 참여하는 보건소는 2023년 141개에서 지난해 10월 178개, 이용자는 5만 7664명에서 10만 3307명으로 증가했다. -
전공의 떠난 500일, AI로 버텼다…공백 메운 '디지털 레지던트'
사회 사회일반 2025.08.04 17:32:144일 서울 양천구의 이대목동병원. 박준범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센터장(순환기내과 교수)이 부정맥 의심 증상으로 응급실을 통해 내원한 A 씨의 심전도(ECG) 검사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 모니터의 전자의무기록(EMR)에서 환자의 주요 병력을 확인한 박 센터장의 시선이 또 다른 모니터 속 영상으로 향한다. 왼쪽 모니터에는 14일 이내 치명적인 부정맥인 심방세동 및 심방조동이 발생할 확률이 92%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돼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부정맥 예측 솔루션 ‘맥케이(Mac’AI)’가 A 씨의 ECG 검사 결과를 토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정맥 발생의 위험과 시점을 분석한 것이다. 이를 확인한 박 센터장은 A 씨에게 실시간 ECG 모니터링이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착용과 함께 입원 처방을 내렸다. 흔히 부정맥 진단을 ‘두더지 게임’에 비유한다.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을 10초 남짓의 표준 ECG 검사로 잡아내기기가 쉽지 않아서다. 시너지에이아이가 개발한 맥케이는 부정맥 의심 환자의 ECG를 AI로 분석해 향후 14일 이내 발생할 부정맥의 시점을 예측한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언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근거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뇌졸중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맥케이는 정상 ECG 데이터만으로 부정맥 27종의 발생 위험을 91.3%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확증 임상 결과를 토대로 2024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2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올 4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돼 20여 개 대학병원에서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2주라는 짧고 명확한 부정맥 예측 기간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의 의료 AI 대표 기업 템퍼스AI조차 1년 이내 심방세동 위험을 예측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박 센터장은 “이제 AI가 단지 위험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시점을 제시해 의료진의 고민을 덜어주는 시대가 왔다”며 “2주 예측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진료 방식의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AI는 X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영상 검사를 판독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치료 의사 결정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자·그림·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보편화되면서 질병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가까운 미래에 어떤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지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8년 4건에 불과했던 의료 AI 제품은 2021년 102건, 2022년 149건, 2023년 213건 등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 1만 3000여 명이 병원을 떠나면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뉴노멀’ 상황은 진료 현장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가장 먼저 변화를 맞은 곳은 의무 기록 작성 현장이다. 그동안 의료진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쌓이는 입퇴원 서류와 각종 기록지, 보험 청구 문서 작성 등 진료 외 업무를 수행하느라 2~3시간을 허비해왔다. 하지만 새로 도입된 AI 기술은 타이핑 없이 음성인식으로 실시간 의무 기록을 작성하도록 돕고 진료 문서 초안도 작성해준다. “500일 넘게 이어져 온 의료 공백을 버티게 해준 동료”라는 게 의료 현장 관계자들의 평가다. 각종 행정 업무를 AI가 떠안으면서 부담이 줄어든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 집중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11월부터 환자의 진료 기록 작성을 지원하는 AI 기반의 ‘와이낫(Y-Knot)’을 도입했다. 전공의 공백으로 남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커지자 온프레미스(내부구축형) LLM 기반의 자동 임상 문서 초안 작성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응급의학과 퇴실기록지, 마취통증의학과 수술 협의 진료회신서, 퇴원기록지 등의 초안이 자동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담당 의사가 확인 후 수정만 하면 된다. 유승찬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과 교수는 “시범 도입 후 퇴실기록지 1건 작성에 걸리는 시간이 약 66.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기존 의료진의 업무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AI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내부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초로 의료진과 환자 간 대화를 실시간 기록하고 요약해 의무 기록 작성까지 자동으로 시행하는 AI 기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해 현재 소화기내과·신경과·종양내과 등 약 20개 진료과에서 의사·간호사·임상심리사 등 다양한 직군이 활용 중이다. 음성인식 정확도는 평균 96.1%, 요약문 정확도는 92.8%에 달한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은 “반복적인 기록 업무의 자동화로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과 환자 중심 진료 환경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며 “심폐소생술 등이 필요한 응급 상황에서 긴박한 의료진의 대화를 실시간 텍스트로 변환해 의무 기록으로 자동 저장하고 추후 활용할 수 있어 환자 안전을 지키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빅테크 'AI의사' 공세에…韓 '온프레미스 LLM'으로 반격
사회 사회일반 2025.08.04 17:34:27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간 의사를 뛰어넘는 의료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발표해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세계적인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진단이 까다로운 질병 사례 304건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실험한 결과 MS의 ‘AI 진단 오케스트레이터(MAI-DxO)’는 최대 85.5%의 진단 정확도를 구현해냈다. 반면 인간 의사들은 평균 20%를 맞히는 데 그쳤다. 의사 역할을 하는 5개의 AI 에이전트들이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주요 AI 모델에 질의하는 방식으로 전문의들의 치료 방안 논의 과정을 모방한다. MS는 MAI-DxO가 비용을 의식하도록 설계돼 상용화될 경우 각국의 보건의료 비용 재정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헬스케어 업종은 구글·MS 같은 빅테크 기업들에 장기간 안정적 매출을 안겨줄 수 있는 매력적인 수익원이다. 시장조사 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이 연평균 41.8%씩 성장해 2030년 181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은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과 양질의 의료 데이터 등을 토대로 글로벌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50.8%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의료기관들도 대규모언어모델(LLM) 자체 개발에 한창이다. 서울대병원은 올 3월 3800만 건의 전자의무기록(EMR),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유전체 데이터 등을 가명화해 학습시킨 ‘한국형 의료 LLM’을 완성했다. 기존의 의료 LLM은 미국 등 서구권의 의료 지식에 최적화돼 있고 한국어로 된 의료 텍스트나 국내 의료법·진료지침 등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한림대의료원은 코난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전담 LLM을 탑재한 생성형 AI 플랫폼 ‘HAI(Hallym Artificial Intelligence)’를 구축했다.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기관 내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은 민감 정보를 다루는 의료기관의 디지털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윤희성 학교법인 일송학원 이사장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의료 인력이 부족한 현실 속에서 이번 HAI 개발은 의료 현장의 변화를 이끄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라며 “AI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의료 현실에 맞게 적용하고 이끌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로 '의료 AI' 진입 문턱 낮춰
사회 사회일반 2025.08.04 17:33:18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의료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들은 대부분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를 활용해 시장에 진입한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는 안전성은 확인됐으나 유효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의료기술에 대해 평가를 유예해 임상 현장에서 비급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한시적으로 시장 진입을 허용해 평가에 필요한 근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임상 현장에서의 실사용 경험을 축척하고 매출 발생을 통해 시장성을 입증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유예기간은 기본 2년, 이후 최대 1회 연장을 통해 최대 4년까지 가능하다. 뷰노(338220)가 개발한 ‘뷰노메드 딥카스’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딥카스는 일반 병동에 입원한 환자의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을 예측해 의료진의 선제 대응을 돕는 솔루션이다. 2022년 AI 의료기기 중 국내 최초로 유예 제도 적용을 받아 2023년부터 비급여 형태로 공급돼 현장 경험을 쌓고 있다. 딥카스는 일회성 매출이 아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비즈니스 모델이다. 의료 현장의 실사용 건수에 비례해 병상당 일 단위로 비급여를 청구한다. 뷰노는 지난해 딥카스 단일 제품으로만 10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15곳을 포함한 84개 병원에서 딥카스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신의료기술평가 유예기간이 2026년 7월 31일까지 연장됐다. 다만 의료계 현장에서는 의료 AI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비급여 처방이 가능한 경우에만 의료 AI 도입이 활성화되는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실제 진료에 활용하려면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과의 통합이 필수적인데 관련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도 병원들의 AI 도입을 막는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 AI 기반 건강관리 플랫폼 헬미닥을 창업한 박형준 시화병원 호흡기내과장은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하려면 의료 생산성의 획기적인 향상이 필요하다”며 “LLM 기반 AI의 적극적인 도입과 활용이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AI 기술이 현장에서 먼저 활용되고 검증될 수 있도록 혁신 친화적 규체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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