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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배고픔에 관하여>거식증 환자, 일반인보다 식탐 더 강하다고?

■샤먼 앱트 러셀 지음, 돌베개 펴냄





“내가 거식증을 앓는 동안 식욕을 ‘잃었다’고 말한다면, 그건 웃기는 소리다. 그 반대다. 나는 식욕을 먹었고, 식욕을 품고 잤고, 식욕을 들이쉬었다. 끊임없이 먹을 것을 생각했고 음식 잡지와 맛집 소개 책자를 꼼꼼히 뜯어보았다. 마치 포르노 잡지를 무더기로 쌓아놓고 탐독하는 10대 소년 같았다.”

평생 거식증에 시달렸던 여성 작가 캐럴라인 냅의 배고픔에 대한 회고록 중 일부다. 거식증을 앓는 사람은 배고픔도 식욕도 느끼지 못할 것 같지만 오히려 평범한 식욕을 가진 사람보다 ‘식탐’이 강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책 ‘배고픔에 관하여’는 불평등에서 기인한 기아, 배고픔 등을 넘어 배고픔의 온갖 양상을 총망라했으며 배고픔이라는 ‘유혹’을 통해 우리의 가장 밑바닥을 탐색하며 예리한 통찰을 내놓는다. 저자 샤면 앱트 러셀은 수많은 문헌을 파헤치고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배고픔’이라는 현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넓게 그리고 깊게 분석했다.

또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배가 고프고 평생토록 배고픔과 배부름을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우리 존재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서 출발해 간디는 우리에게 단식투쟁으로 유명’하지만, 영국 정부에 맞선 단식을 극히 드물었다는 사실 등을 알려 흥미를 끄는가 하면 세상 저편에서 굶주리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이들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먹는 행위 그리고 배고픔, 나아가 ‘인간 존재의 심연과 그늘’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먹방’과 ‘쿡방’ 등 음식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커다란 인기를 끌고 방송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먹방’과 ‘쿡방’의 인기 이유로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잘 먹지 못해서’ 대리 만족으로 방송을 통해 허기를 달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먹는 행위와 배고픔의 관계는 물질적으로 풍요해질수록 더욱 아이러니함이 짙어지는 듯하다. 1만5,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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