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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커지는 '반IS 군사공조'

터키, 러 전투기 격추로 양국관계 긴장 고조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로 양국 간 긴장관계가 높아지는 가운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군사 공조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격추 사건 직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IS 격퇴전과 관련해 러시아를 '국외자(outlier)'라고 지칭하면서 미국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와의 협력을 포기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1·13 파리 테러 이후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시리아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IS는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며 "미국과 프랑스 양국은 IS를 파괴하는 데 단결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사건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 모두 긴장행위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터키는 영공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러시아 쪽으로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국제사회와 협조하지 않는 '국외자'라고 지칭하며 "러시아가 시리아의 온건 반군을 공습하는 것은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것으로 러시아는 공습의 초점을 IS 파괴에 맞춰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터키 정부 역시 이날 오전 러시아 전폭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해 자국 전투기들이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물러나지 않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리아 반군은 터키 전투기의 공격을 받아 비상탈출한 러시아 조종사를 사살하고 조종사를 수색하던 러시아 헬기도 격추했다고 밝혔다. 조종사 2명 중 1명과 구조를 위해 현장에 갔던 러시아 해병대원 1명 등 2명이 사살됐으며 나머지 조종사 1명은 생존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격추 사건에 대해 "등 뒤에 칼을 맞은 격"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하며 러시아 전투기가 IS 격퇴를 위한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터키의 비우호적 행동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의 '반(反)IS 동맹'이 동력을 잃고 시리아 사태 해법 마련도 요원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나 군사 공조를 도모할 예정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로 "시리아 사태의 외교적 돌파구 마련이 어려워졌다"며 "프랑스와 미국은 러시아 여객기 테러로 인해 러시아가 IS 격퇴를 우선순위에 놓기를 바랐지만 이를 설득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은 정부군, 온건 반군, IS 등이 얽힌 시리아 내전에 지난 9월 러시아가 가세해 온건 반군과 IS를 상대로 양쪽에 공습을 펼치면서 이미 예견돼왔다. 현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실제 공습 대상이 IS보다는 서방의 지지를 받으며 시리아 정부군과 싸우는 온건 반군에 집중돼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IS 점령지보다는 반군 장악 지역인 북서부를 주로 공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러시아 공습으로 한 달간 사망한 595명 중 IS 대원은 131명이며 279명이 온건 반군과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알누스라전선의 대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투기 격추 사건 역시 러시아가 시리아 내 친터키 세력인 투르크멘족 반군을 타깃으로 삼자 이를 도발로 여긴 터키가 초강수로 맞대응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러시아가 표면적으로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른 IS에 대한 응징을 강조하는 가운데서도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구하기'라는 목표에 계속 매달리면서 이번 참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영국 BBC는 "투르크멘족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은 러시아가 IS 격퇴전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반군과 싸우는 시리아 정부군을 도우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날 터키의 요청에 따라 특별회의를 소집, 터키의 영공 방어 권리를 지지한 동시에 터키와 러시아에 대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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