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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비뚤어진 엘리트의식과 보상심리

김성수 사회부 차장

  • 김성수 기자
  • 2016-05-18 08:59:22
  • 사내칼럼
이런 드라마가 또 있을까. 등장인물이 화려하다.

주연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주연만큼 눈길을 끄는 조연으로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 변호사와 검사장을 지낸 홍만표 변호사가 나온다. 이들을 둘러싸고 현직 부장판사와 브로커, 재벌가 인사, 로비스트, 의사 등이 등장한다. 청와대 관계자와 미스 유니버시티에 이어 철저한 수사를 외치는 검찰총장도 한 컷을 장식한다. 특검을 지시하는 대통령의 모습도 기대해볼 만하니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가 더 기대된다.

법조 비리에서 정관계와 재계 로비 의혹으로 커진 정운호 게이트는 법조계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주연급 조연을 맡은 두 변호사는 법조 브로커 근절을 외치는 법조계의 자정 노력을 비웃으며 100억원대의 수임료를 챙겼다.

이들이 부당 수임료를 챙기던 지난해 7월 대법원은 ‘형사사건 변호사는 성공보수를 받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전관예우를 막겠다는 법원의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같은 해 10월에는 법무부와 법원행정처·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참여하는 ‘법조 브로커 근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TF는 세 차례의 회의에서 정부나 변협의 허가를 받은 기관만이 변호사를 소개할 수 있고 변호사가 브로커를 고용하면 법무법인까지 함께 처벌한다는 방안을 논의했다. 법조 3륜이 사상 처음으로 뜻을 모아 TF를 구성해 법조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나섰지만 전관예우의 덫에 빠진 변호사들은 헤어날 줄 몰랐다.

법조계는 12년 전에도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04년 12월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는 법조계 감사원 역할을 담당할 법조윤리협의회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관은 형사사건을 수임할 때 반드시 선임계를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도 당시에 마련됐다.

이러한 노력에도 돈의 위력 앞에 굴복하는 전관과 이를 노린 브로커들이 여전히 활개치는 이유는 뭘까. 비뚤어진 엘리트 의식과 보상심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승승장구하던 판사와 검사가 자신의 의지와 달리 법복을 벗게 되면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돈으로 보상받겠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 2004년 사개위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법조 비리를 막을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일벌백계만이 해결책이라고 법조인들은 입을 모은다. 수십억원대의 수임료를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는 막지 못한다는 얘기다. 대한변협의 2011∼2014년 변호사 징계 결정을 보면 전체 149건 가운데 122건이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 과태료도 100만∼500만원이 99건으로 대부분이었다. 반면 최고 징계인 영구 제명이나 제명은 단 1건도 없었다.

이번 드라마가 속 시원한 결말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ss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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