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행세를 하며 예물을 챙긴 결혼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모 역할을 맡은 이는 한때 TV 단역배우로도 활동했었다.
25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와 공문서위조 혐의로 김모(35·남·무직)씨를 구속하고 김모(59·여·무직)씨와 이모(60·남·무직)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A(27·여)씨를 속여 결혼을 약속하고 예물과 예단비로 금품 1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김씨는 A씨에게 자신을 재력가로 소개했다. 또, 김(59)씨와 이씨를 고용해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 역할을 맡겼고 자신을 도련님으로 부를 운전기사 역할대행까지 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력가 어머니 행세를 한 김씨는 TV 단역배우 출신으로 연기력이 출중해 8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체포되면서도 연기를 멈추지 않았다. “(아들아) 이게 뭔 일이냐. 너 왜 그러니”라고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를 맡은 이씨는 수당으로 20만원을 챙겼다.
이 일당은 A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118억원이 찍힌 예금 잔액증명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아파트를 40억원에 샀다는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 각종 서류를 위조했다. 이들은 신혼집 마련 명목으로 김씨에게 5억원을 요구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 결과 주범 김씨는 2004년 결혼해 자식을 1명 두고 있는 유부남이었다. 그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으며 고급 외제차를 구매해 외제차 동호회에 가입했고 동호회 회원을 상대로 결혼사기를 벌였다.
경찰은 이들의 수법이 치밀한 만큼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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