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경기를 끝까지 보면 돈을 주는 아르바이트가 있다며 여성 취업준비생들에게 접근한 뒤 선금을 받아 가로챈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2월 23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스포츠 경기 관람 아르바이트’를 빙자해 취업준비생들에게 1억7,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23)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는 인터넷 구직사이트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포츠 경기도 관람하고 알바비도 받자’는 글을 올려 가짜 아르바이트를 할 사람을 모집했다. 자신과 이름이 같은 구단 직원을 사칭하거나 특정 스포츠협회와 관련한 가공의 회사 대표로 행세하기도 했다.
김씨는 피해자들이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는 실제로 경기관람 후 일당 10만원을 줘 사업 내용을 믿게 만들었으며 SNS를 통해 대화하며 친분도 쌓았다. 또 피해자에게 통장 잔고 계좌를 사진을 찍어 보낸 뒤 해당 잔금을 보내면 협회와 연결해 그 금액의 70%를 더 얹어서 돌려주겠다고 속이기도 했다. 김씨에 말에 넘어간 일부 피해자는 친구 10여명의 계좌에 있는 돈까지 동원해 1,300만원 가량을 김씨에게 송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같은 피해자를 상대로 최대 42번까지 사기를 저질러 5천여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김씨는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특정 구단에서 근무한다’는 거짓말로 5,700여만원의 사기를 저질러 철창신세를 졌다가 올해 2월 초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그는 출소 직후 비슷한 수법으로 또다시 사기 행각을 벌이다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어릴 때부터 야구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야구기록원, 야구장 티켓 확인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살려 피해자들에게 각종 어려운 야구 용어를 쏟아내 피해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김씨가 내세운 ‘경기관람 아르바이트’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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