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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극장관객 2억 명 너머의 한국 영화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1990년대 후반부터 질주하던 한국영화 성장 열차는 2013년 극장 관객 수 2억 명, 한국영화 점유율 50%, 1인당 연평균 극장관람 횟수 4회라는 놀라운 고지에 이르렀다. 극장시장 규모로 세계 7위 영화 대국이 됐지만, 그 이후 연평균 관객 수 증가율이 0.9%에 불과하다는 아쉬움은 있다. 소위 내수시장의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그동안 극장매출에 유리하도록 골격을 만들어왔던 한국 영화산업은 또 다른 활로를 찾지 못할 경우 앞으로도 지금의 자리를 맴돌 가능성이 높다.

한편 중국 영화시장은 큰 폭으로 전진하고 있다. 작년 관객 수는 12억 6,000만명, 입장권매출은 441억위안(약 7조9,0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각각 52%, 49% 증가했다. 그런데도 아직 1인당 연평균 극장관람 횟수는 0.9회에 불과하다. 앞으로 얼마든지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중국 영화 산업계는 실제 여러 놀라운 낭보를 연이어 전하는 중이다. 일례로 올 2월 초 개봉한 중국 영화 ‘미인어’의 극장매출은 33억8,000위안(약 6,000억원)을 넘어섰다. 2015년 개봉한 중국영화 ‘전병협’도 극장매출이 11억6,000위안(약 2,000억원)이었다고 하는데, 이 중 절반이 제작·투자사에 배분된다고 볼 때 중국은 할리우드처럼 제작비 예산으로만 1억달러를 책정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반면 2억명 국내 극장시장을 바라보고 만들어지는 블록버스터급 한국영화의 순제작비는 100억∼150억원 사이다. 아무리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다 해도 250억원을 넘어서기 힘들다. 이 정도 제작비로는 문화 장벽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 작품을 만들어 내기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 영화진흥위원회는 몇 가지 새로운 사업들을 시작했다. 온라인 영화시장 통합전산망, 케이시네마(K-Cinema) 글로벌 네트워킹, 시네 네트워크 렌더링 시스템 구축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극장시장에 집중된 한국영화 매출원을 온라인 영화시장으로 확대하도록 돕고,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무섭게 커가고 있는 아시아 영화시장으로 한국 영화산업계가 진출하게 하며, 영화업계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훌륭한 시각효과를 창조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수한 한국 영화 인력들이 해외 영화인들과 상호 교류하며 공동제작 등 실질적인 협력사업들을 펼쳐나갈 수 있는 조력자가 되겠다는 의미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중국 영화산업은 선두를 노리는 달리기 선수처럼 질주하고 있어서 규모 면에서 곧 북미시장을 넘어서리라 예상된다. 그리고 어쩌면 거대한 자국시장을 비빌 언덕 삼고 아시아 또는 전 세계의 창작요소와 제작기술을 동원해 ‘샤오미’ 못지않은 산업적 성장을 만들어낼 것도 같다. 중국의 질주가 할리우드 6대 메이저 스튜디오가 정점에 있는 세계 영화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자못 궁금하다. 이것은 관객 2억명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야 하는 한국의 영화창작자와 투자제작사, 그리고 영화제작기술 회사들에게도 매우 중요하게 다가올 변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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